역대 최약체라던 평균 23살의 야구는 강했고,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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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직후 한국 야구는 흔들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를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두 차례나 금메달을 일궈낸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2014년에도, 올해도 어렵게 금메달을 땄다"면서 "이번은 한국 야구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우리 투수들을 보니 한국 야구의 미래가 보이는 경기였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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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직후 한국 야구는 흔들렸다. 금메달을 따고도 온갖 치욕을 당했다. 선수 선발 의혹이 이어지며 선동열 당시 대표팀 감독은 국정감사에까지 나가야 했다. 상처만 가득했던 아시안게임 우승이었다. 이후 변화가 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를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병역 특례 잡음을 줄이기 위해 축구처럼 23살 이하, 프로 3년차 이하로 대표팀을 구성(와일드카드 3명 포함)하기로도 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개최가 1년 연기되면서 대표팀은 만 24살 이하, 프로 4년차 이하로 짜이게 됐다. 국제 대회 경험이 적은 이들이 이번에 대거 대표팀에 발탁된 이유다. 최종 엔트리에 든 24명 선수 중 세계야구클래식이나 올림픽, 아시안게임에서 뛰었던 선수는 8명뿐이었다.
대표팀 평균 나이는 23살로, 2020 도쿄올림픽(28.63살),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29.17살)과 비교해 한참 어렸다. 연봉만 놓고 봐도 그렇다. 다년 계약으로 연봉 15억원을 받는 박세웅(롯데)도 있지만, 프로 23명(아마추어 정현석 제외) 중 12명은 올 시즌 프로야구 평균 연봉(1억4648만원)보다 적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다. 대만전 선발 투수였던 문동주(3300만원·한화)를 비롯해 6명은 5000만원 이하의 연봉자들이다. 리그 최정예 선수들로만 구성됐던 여느 야구 대표팀과는 달랐다는 얘기다. 반면 대만의 경우는 마이너리그 선수 8명을 포함해 만만찮은 전력을 구성했다.
코칭 스태프는 나이 제한과 선수 부상으로 막판까지 대표팀 구성에 골머리를 앓았다. 좌완 선발 투수와 오른손 타자가 부족하다는 게 제일 걱정거리였다. 최종적으로 구창모(NC)와 이의리(KIA)가 낙마하면서 좌완 선발은 단 1명도 없게 됐다. 그나마 이의리 대신 뽑은 오른손 타자 윤동희(롯데)가 타선에서 제 역할(타율 0.435·23타수 10안타)을 해준 게 다행이었다. 윤동희가 없었다면 대표팀 선발 라인업에서 오른손 타자는 스위치 타자인 김주원(NC)을 포함해, 노시환(한화)과 김형준(NC)뿐이었다.
세대교체 시기와 맞물려 역대 아시안게임 최약체로 평가받았지만 대표팀은 조별리그 대만전 참패(0-4)의 악몽을 딛고 대회 4연패를 일궈냈다. 처음 국가대표로 뽑힌 문동주, 박영현(4경기 5⅓이닝 무실점·KT), 최지민(4경기 4이닝 무실점·KIA) 등 2003년생 트리오가 마운드에서 버텨준 게 컸다. 특히 19살 ‘파이어볼러’ 문동주는 국가대표 차세대 우완 에이스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곽빈이 어깨 담 증세로 출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는 어린 나이에 대표팀 에이스 중책을 맡게 됐는데 대만을 상대로 조별리그(2일 4이닝 2실점)와 결승전(7일 6이닝 무실점) 합해 10이닝 6피안타 10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공격에서는 이정후가 부상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 김혜성(이상 키움)이 ‘캡틴’으로 중심을 잡아줬고, 최지훈(타율 0.524·SSG)과 노시환(타율 0.438) 등의 활약도 빛났다. 2020 도쿄올림픽과 2023 세계야구클래식 때 마음고생이 심했던 강백호(타율 0.273·KT)가 심적인 부담을 덜게 된 것도 크다. 향후 그는 노시환 등과 함께 대표팀 중심 타자로 활약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두 차례나 금메달을 일궈낸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2014년에도, 올해도 어렵게 금메달을 땄다”면서 “이번은 한국 야구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우리 투수들을 보니 한국 야구의 미래가 보이는 경기였다”고 자평했다. 금메달과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항저우 야구대표팀이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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