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마스 배후 이란에 60억불 줬다”...한국 동결자금 해제 비난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전쟁이 발발한 7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미국)는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수단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별도의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은 이스라엘 지원에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누구든 이 공격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 노릴 때가 아니다. 세계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국무부·국방부는 이날 이스라엘과 지원 방안을 협의했다.
바이든의 장담과 달리 미 정치권의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NBC뉴스는 미국이 최근까지 우크라이나 지원에 768억달러(약 103조원) 이상을 투입한 상황에 해외 군사 지원에 대한 미국 내 반대 여론이 커지고 중국의 위협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스라엘 전쟁이 2024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의 외교 정책에 시험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CNN은 “미국이 곧 이스라엘에 대한 새로운 지원을 발표할 수 있지만,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는 의회가 (이를 통과시킬지) 의문”이라고 했다. 야당인 공화당의 내분으로 지난 3일 케빈 매카시 연방 하원 의장이 해임돼 하원 의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어떻게 의회의 동의를 얻어 이스라엘 지원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란 뜻이다.
야당인 공화당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8월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5명의 석방 대가로 한국에 동결됐던 원유 대금 60억달러(약 8조원)의 동결 해제에 합의해, 이란이 하마스를 지원할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州) 유세에서 “정말 약한 지도자 탓에 우리(미국)가 약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여겨지고 있다”며 “미국은 이란에 (억류자) 석방을 대가로 60억달러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X(옛 트위터)에 “이란에 유화적인 바이든의 정책이 그들의 금고를 채워줬다”고 썼다. 백악관은 “(카타르 은행에 예치된) 이 자금 중 단 1센트도 사용되지 않았다. 사용되는 경우도 이란인을 위한 식량과 의약품 등 구입에 한정된다”고 반박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약해 보인다”고 비판하면서도 동맹을 경시하고 해외 군사 작전에 소극적인 트럼프의 ‘고립주의’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것(이스라엘 전쟁)은 공화당에 세계 무대에서 후퇴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지도자들이 있을 때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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