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흘려도 머리채 잡고 질질… 하마스, 전리품 챙기듯 민간인 납치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까지 무차별 납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군사 조직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는 7일(현지 시각) “오늘 이스라엘 남부지역 침투 작전 과정에서 수십명의 이스라엘 군인들을 인질로 잡았다”며 “하마스에 붙들린 이스라엘인은 수십명을 훌쩍 넘긴다”고 했다.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중에는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하마스에 상당한 수의 인질이 잡혀있다”며 “군인 외에 민간인도 다수 납치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엑스(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인들을 강제로 끌고 가는 영상이 확산했다.
이를 보면, 하마스 대원들은 이스라엘군 탱크에서 이미 의식을 잃은 듯 보이는 병사를 끌어내 내동댕이쳤다. 별개의 영상에는 무장대원들이 병사들을 폭행하고, 짓밟는 등의 모습도 담겼다.
무장대원들의 납치는 군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피를 흘리고 있는 여성의 머리채를 잡은 채 지프에 강제로 태우는 영상도 있었다. 여성의 양 팔은 케이블타이로 묶여 있었다. CNN은 “지프에 이스라엘군(IDF) 번호판이 달린 것을 미뤄볼 때 해당 차가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로 무단 반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 대원들은 “나를 죽이지 마세요”라며 애원하는 여성을 억지로 오토바이에 태워 떠나기도 했다. 바로 옆에서는 대원 3명이 한 남성의 양 팔을 뒤로 묶은 채 끌고 갔다. 이스라엘네셔널뉴스에 따르면 이들의 신원은 각각 대학생인 노아 아르가마니와 그의 남자친구 아비 네이선으로, 이날 음악 축제에 참석했다가 납치됐다. 네이선의 가족은 매체 인터뷰에서 “하마스의 공격 소식을 접한 뒤 걱정이 돼서 전화를 걸었는데 연결되지 않았다. 여자친구 전화도 마찬가지였다”며 “실종 신고 뒤 납치 영상을 접하게 됐다”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가 베에리 키부츠에서 주민들을 인질로 끌고 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인했다”며 “최소 5명이 등 뒤로 손을 묶인 채 오토바이에 타거나 걷는 무장대원들에게 인도되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는 하마스가 여성, 노인, 어린이를 가리지 않고 차에 태워가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와 관련해 하가리 소장은 “네게브 지역의 오파킴과 가자지구 근처의 비에리가 인질 상황이 발생하는 주요 지점”이라며 “현재 22개소에서 전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편 하마스는 이날 새벽 이스라엘을 향해 수천발의 로켓을 쏘고, 무장대원들을 이스라엘에 침투시켰다. 침투한 무장대원들은 아직도 22곳에서 이스라엘군과 무력 대치 중이다. 이번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현재까지 최소 200명이 숨지고, 1104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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