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냐, 보존이냐… 원주 아카데미극장 갈등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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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냐 보존이냐."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아친연대)는 7일 오후 원주시 평원동 아카데미극장을 출발해 원주문화원을 거쳐 원주시청까지 시가행진을 열고, 극장 철거에 반대하는 뜻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폐관 후 독립영화 상영과 전시장소로 사용하던 아카데미극장을 원주시가 지난해 1월 32억 원에 사들여 보존되는 듯했으나, 6개월 뒤 출범한 민선 8기 시장은 철거 뒤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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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 “철거 뒤 새 거점 문화공간 조성”
"철거냐 보존이냐."
오랫동안 강원 원주시민들의 문화공간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아카데미극장의 존치 여부를 두고 지역사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 극장을 시민들의 '기억유산'으로 간주해 보존하자는 주장,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철거한 후 다른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이다.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아친연대)는 7일 오후 원주시 평원동 아카데미극장을 출발해 원주문화원을 거쳐 원주시청까지 시가행진을 열고, 극장 철거에 반대하는 뜻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아친연대는 “원주시가 지난해 12월 극장 보전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겠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철거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화예술인들도 “극장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철거에 반대하는 변해원 전 원주영상미디어센터장이 원주시청 앞에서 18일 동안 단식농성을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박찬욱·변영주 감독을 비롯한 유명 영화인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카데미극장을 지켜달라"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아카데미극장은 1963년 문을 연 단관(單館)극장이다. 한때 원주시내 명소였으나 여러 영화를 동시에 선보이는 멀티플렉스 상영관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다 2006년 문을 닫았다. 폐관 후 독립영화 상영과 전시장소로 사용하던 아카데미극장을 원주시가 지난해 1월 32억 원에 사들여 보존되는 듯했으나, 6개월 뒤 출범한 민선 8기 시장은 철거 뒤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후 8월 원주시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극장 건물 철거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자, 아친연대 등 시민단체가 몸으로 막아서는 극한 대치가 벌어지기도 했다.
원주시는 극장 철거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추진되는 만큼, 중앙동 도시재생 문화공유플랫폼 조성사업과 연계한 거점시설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 사업이 구도심권 상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존치를 주장하는 아친연대 등 시민단체는 60년 간 원주시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온 아카데미극장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국가등록문화재는 △국보 △보물 △사적 △명승 등 지정문화재와 별도로, 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난 개항기 이후 문화유산 중에서 보존 및 활용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문화재를 말한다. 원주시에선 1군사령부 옛 청사(1954년), 육민관고등학교 창육관(1954년), 기독교 의료선교 사택(1918년) 등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지정은 문화재청장 직권으로도 가능하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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