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실종 됐다”…하마스, 유대 명절 축제장서 무차별 총격·납치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한 음악 축제장에서도 무차별 공격을 가해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각) 새벽 이스라엘 동남부 네게브 사막의 음악 축제장에서 하마스 로켓포탄과 무장대원들의 무차별 총격이 발생했다. 해당 축제는 유대 명절 초막절(수코트)를 축하하기 위해 전날 오후 11시에 시작해 밤새 열린 야외 축제로, 이 행사장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의 국경 근처에 위치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는 해당 공격으로 참가자 수백명이 실종됐으며 현장에서 시신 수십구가 치워지는 것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정확한 사상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는 해당 축제에 참가했다가 행방불명된 사람들을 찾는 명단이 공유되기도 했다. NYT는 한 명단에는 500명이 넘는 실종자의 이름과 고향, 그들을 찾는 가족들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당시 현장 영상들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한 영상에는 수백명이 비명을 지르며 한꺼번에 도망치는 장면이 담겼고, 다른 영상에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차량에서 내려 도망치는 장면 등이 찍혔다.
축제에 참가했던 탤 기블리는 CNN에 “우리는 개방된 장소에 있어서 숨을 곳이 없었다”며 “모두 공포에 질렸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 참가자들이 차량을 타고 도망가려고 몰리다 보니 도로가 막혀 아무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총소리가 났다며 “나와 친구들은 당황해서 차량을 버리고 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블리는 도망가면서 두 사람이 총에 맞아 죽는 것을 봤다며 “너무 무서웠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근처 숲으로 도망쳤는데 마치 사격장에서 보던 것처럼 총에 맞은 사람들이 다수 있었다”고 했다. 기블리는 아직 축제에 함께 참석한 친구들과 만나지 못했다며 계속 연락을 시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축제에서 민간인들을 납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온라인상에 확산했다. 한 영상에는 해당 축제에 참석한 이스라엘 여성과 그 남자친구가 납치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성은 하마스 무장대원의 오토바이 뒷좌석에 실려 납치되고, 남성은 하마스 대원 여러 명에게 붙잡힌 채 끌려간다. CNN은 해당 영상 속 여성이 노아 아르가마니, 남성이 아비나탄 오르라고 확인했다. 두 사람의 생사 여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의식이 없는 여성을 하마스 대원들이 차량에 실어 어디론가 옮기는 모습이 찍혔다. 영상 속 하마스 대원들은 의식을 잃은 한 여성을 차량에 싣고서 이동하며 환호한다. 몇몇 대원은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여성은 속옷을 제외한 모든 옷이 벗겨진 채 미동도 하지 않는다. 한 남성은 쓰러져 있는 여성의 머리에 침을 뱉기도 한다.
CNN과 워싱턴포스트는 이 여성이 독일-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샤니 루크로 확인했다. 루크의현재 상태나 소재는 알려지지 않았다. 독일 외무부 관계자는 “독일 시민이 피해를 입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외교부와 이스라엘 주재 독일 대사관이 이스라엘 측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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