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정류장] 존재감 뿜뿜 ‘먼지버섯’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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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꽃을 좋아하지, 버섯에는 관심도 없어." 50년 동안 버섯을 연구한 조덕현 자연환경보존협회 명예회장의 말이다.
여기서 반전은 먼지버섯이 이름과 달리 생김새부터 상당한 존재감을 뽐낸다는 것입니다.
태국에서는 캄보디아산 먼지버섯 통조림이 인기라고 알려졌지만, 국내에서 식용으로 분류하지는 않습니다.
비록 이름은 '먼지'이지만 독특한 존재감을 뽐내는 먼지버섯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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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모양 주머니 누르면 바람처럼 포자 날아가
태국 등지에선 인기 통조림 재료이나 국내선 식용 미분류
“사람들은 꽃을 좋아하지, 버섯에는 관심도 없어.” 50년 동안 버섯을 연구한 조덕현 자연환경보존협회 명예회장의 말이다.
비록 버섯은 꽃보다 향기롭지는 않지만 흥미롭다. 비타민D 등 영양이 풍부한 식용버섯부터 생명을 앗아가는 독버섯, 버섯이 아닌 척 독특한 자태를 뽐내는 희귀버섯까지.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는 잠깐 동안 ‘버섯정류장’에서 다양한 버섯을 만나보자.
우리는 흔히 보잘것없고 하찮은 대상에게 ‘먼지 같다’라고 표현합니다. 스스로가 한없이 작게 느껴질 때 “나는 한낱 먼지 같은 존재”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먼지’라는 이름이 붙은 버섯도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여기서 반전은 먼지버섯이 이름과 달리 생김새부터 상당한 존재감을 뽐낸다는 것입니다. 마치 둥근 공이 박힌 별 모양으로 얼핏 보면 ‘독특한 꽃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모양은 아닙니다.
어릴 때는 편평한 공 모양으로 심지어 절반은 땅속에 묻혀있다가, 자라면서 두꺼운 가죽질의 겉껍질이 7~8갈래로 터져 바깥쪽으로 뒤집히면서 별 모양이 됩니다.
둥근 모양의 바깥쪽은 흑갈색이지만, 단면을 잘라보면 안쪽은 흰색입니다. 또 3겹으로 가장 바깥층은 얇고 부드러우며 중간층은 섬유질, 안층은 무른 촉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에는 포자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먼지버섯은 어떻게 산 곳곳으로 퍼져나갈까요. 정답은 바로 별 모양의 겉껍질에 있습니다. 겉껍질이 습기를 머금으면 안으로 세게 감기면서, 뾰족한 끝이 공 모양의 주머니를 눌러 포자가 바깥으로 나오게 합니다.
사람이 손으로 공 모양의 주머니를 눌러도 ‘포쇼속’하고 포자가 공기 중으로 퍼져나간답니다.
먹을 수 있냐고요. 태국에서는 캄보디아산 먼지버섯 통조림이 인기라고 알려졌지만, 국내에서 식용으로 분류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처의 출혈을 멎게 하는 지혈 효과가 있어 약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도의 고산족은 포자 먼지에 겨자씨 기름을 혼합해 화상연고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버섯, 언제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먼지버섯은 여름에서 가을까지 숲속 등산로나 무너진 낭떠러지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답니다. 등산하다가 신발 밑에서 ‘포쇼속’, 뭔가 터지는 소리가 난다면 주변을 둘러보세요.
비록 이름은 ‘먼지’이지만 독특한 존재감을 뽐내는 먼지버섯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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