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폐암 유발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필요’ 6곳 중 1곳만 교체

박고은 2023. 10. 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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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급식 노동자의 폐암 발병이 사회문제화한 뒤 제기된 환기시설 교체작업이 당초 교육부가 발표한 사업계획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8일 보면, 초·중·고 포함 급식실이 있는 학교 1만1389곳 중 환기시설 개선이 필요한 9043곳 가운데 올해 전국 시·도교육청이 환기설비를 교체하기로 한 학교는 기존 목표치에서 크게 후퇴한 1473곳(16.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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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이 지난해 11월30일 오전 폐암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 여의도 국회 주변 일대를 ‘오체투지’로 돌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공

일선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급식 노동자의 폐암 발병이 사회문제화한 뒤 제기된 환기시설 교체작업이 당초 교육부가 발표한 사업계획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8일 보면, 초·중·고 포함 급식실이 있는 학교 1만1389곳 중 환기시설 개선이 필요한 9043곳 가운데 올해 전국 시·도교육청이 환기설비를 교체하기로 한 학교는 기존 목표치에서 크게 후퇴한 1473곳(16.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 3월 학교 급식실의 환기설비와 조리환경 개선 추진을 약속하며 올해 1889개 학교(20.9%)의 환기설비를 손보겠다고 발표했다. 1473개 학교도 사업이 완료됐거나 예산이 집행된 곳이 아니라 올해 목표치라 실제 사업 실적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조리시설의 사용연수, 조리실 건축물의 노후화 등 환기시설 개선사업 시행을 위해 필요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파악하는 전국 학교 급식동·식당 노후화 현황은 4264동인데, 학교 급식실이 모두 1만1389곳인 것을 고려하면 38%가 채 되지 않는 수치다. 이 가운데 672동(15.7%), 389동(9.1%)이 각각 준공 30년 이상, 40년 이상 된 노후건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 20년 이상 된 건물은 1721동(40.3%)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급식 노동자 폐암 발병 등 문제가 제기된 뒤 오래된 학교 건축물에 있는 조리시설의 경우 환기량 충족을 위한 덕트나 대용량의 환기설비를 설치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서동용 의원은 “조리실 건물의 노후화로 개선사업이 어렵다는 지적이 타당하다고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시·도교육청에서 조리시설의 노후도와 환기시설 개선사업 적합성 여부를 따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조리실을 포함한 급식동, 식당 등 건물의 증·개축과 현대화 사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지난 9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벌인 급식 노동자 폐암 건강검진 결과, 검진자 3만9912명 가운데 폐암 확진자는 49명, 폐암 의심자는 333명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도 고용노동부가 건강검진 대상으로 제시한 ‘55살 이상이거나 급식 업무를 10년 이상 맡은 현직 급식 노동자’만 대상으로 한 것이다.

전체 시·도교육청이 내년치 예산에 배정한 급식환경 개선사업비 7169억원 가운데 환기시설 개선사업에는 530억원(7.4%)이 편성됐다. 서 의원은 “급식노동자의 건강과 직결된 환기시설 개선사업에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편성해 사업 목표치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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