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戰, 이란 배후 주장에 레바논 포격까지...중동 전쟁으로 확산하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주요 도시 기습에 대응해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를 파괴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인근 국가에서의 교전 상황도 알려지며 중동 지역이 전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공습으로 지금까지 양측에서 모두 530여명의 사망자(이스라엘 300여명, 팔레스타인 230여명)가 나왔다. 부상자만 해도 양측 합해 3000명을 웃돈다. 양측이 군사적 대응 수준을 높이면서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나고 있고, 전면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갈리드 카도비 하마스 대변인은 기습공격을 감행한 이유에 대해 “팔레스타인이 수십년간 겪어온 이스라엘의 모든 만행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사람들, 그리고 알아크사 같은 성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만행을 중단시켜달라. 이 모든 것이 이번 전투를 시작한 이유”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텔레그램을 통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전사들과 아랍·이슬람 국가들에 동참을 촉구했다. 이번 사태를 ‘전쟁’으로 규정한 이스라엘은 이날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파괴하기로 결정하고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대한 전력 공급 중단 등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레바논에서는 북부 이스라엘을 향한 박격포탄이 발사됐다. 발사된 포탄은 이스라엘 군사기지를 강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지역에 반격을 위한 포격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은 이란이 지원하는 이슬람 무장세력인 헤즈볼라가 기반을 둔 지역이다. 현재 레바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포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마스 대변인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이란이 관련돼 있음을 BBC에 밝혔다. 가지 하마드 하마스 대변인은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적인 다중 전선 공격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전날 “이번 하마스 군사 작전은 이스라엘의 전쟁광 정부 인사들과 그들이 벌여온 도발적인 군사작전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항이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그들 고유의 불가침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일으킨 전투”라고 했었다.
앞서 다른 전문가들도 하마스의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 바 있다. 하마스의 단독 공격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정교하고 방대한 공격이었다는 설명이다. 하마스의 공격이 실제 이란의 지원으로 이뤄졌고, 레바논의 박격포 공격이 헤즈볼라에 의해 이뤄졌다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남쪽 가자지구부터 북쪽 레바논까지 확전돼 새로운 중동 전쟁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이스라엘인들 중 일부는 고국의 전쟁 발발 뉴스를 접하고 귀국 항공편을 예약하고 있으나, 하늘길이 막히고 있어 고국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 주요 항공사들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 구리온 국제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을 축소 또는 취소하고 있다.
한편, 국제사회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하면서 이스라엘과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루살렘 주재 미국 대사관 관계자는 “이스라엘 남부에서 가자 지구 테러리스트들 손에 사망하고 부상한 민간인들의 사진이 나오는 것에 구역질이 난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외교안보 수장인 호세프 보렐 고위 대표도 “우리는 하마스 공격을 분명하게 규탄한다”며 “EU는 이런 어려운 시기에 이스라엘과의 연대를 표명한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충돌에 대해 “양측의 긴장과 폭력이 고조되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두 국가 해법’을 이행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역시 군사충돌 사태에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해 지금껏 중립을 유지해왔다. 다만 러시아는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과 우호관계를 맺고 있으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무인기 등 무기를 제공받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인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한국 시간으로 오전 11시 기준 현재까지 접수되거나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장기 체류 중인 한국 국민은 예루살렘 290여명, 텔아비브 등 중부 지역 210여명, 기타 지역 70여명 등 총 57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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