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초읽기, 이재명 앞에 놓인 과제들
단식 후유증 회복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무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돌아오는 이 대표에겐 다양한 복합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로 갈라진 당 내부를 통합해야 한다. 대여 관계 설정, 붕괴한 국회 기능 회복도 원내 1당 대표의 임무 중 하나다. 진행 중인 2개의 재판과 추가적인 검찰 기소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 대표는 8일 외부 일정 없이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회복을 이어갔다. 대표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아직은 계획된 일정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곧 당무에 복귀할 거로 보인다. 첫 번째 일정은 오는 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가 될 거로 관측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9일 유세에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집중 유세를 예고했다가 일정 2시간 전에 취소했다. 이 대표가 유세 지원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나오지 못한 거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 6일에는 두 개의 외부 일정을 했다. 국회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특검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위한 표결에 참여했고, 서울중앙지법에선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재판에 참석했다. 이 대표의 활동력은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당내 리더십 강화와 정국 주도권 확보의 주요 척도로 보고 있기 때문에 보궐선거 유세를 공식 행보로 시작할 거로 보인다.
돌아오는 이 대표가 처리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당내 통합이다.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의 갈등은 지난달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폭발한 상태다. 이 대표 구속영장이 지난달 27일 기각되면서 비명계에 대한 ‘처분’ 권한은 사실상 이 대표에게 주어진 상황이다. 가결표를 던졌거나 던진 거로 추정되는 의원들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가 대립하고, 친명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강성 지지자들은 가결표를 던진 거로 추정되는 의원들을 솎아내고, 비명계 의원들의 ‘수박’(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의미) 농도를 분류하는 등 척결 대상 목록을 만들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색출, 자수, 고름, 바퀴벌레는 패배의 언어이고 혁신과 희생, 기득권 내려놓기는 승리의 언어”라며 “가르고 싶으면 친명, 비명으로 가를 것이 아니라, 혁신과 기득권으로 갈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일 가결파 의원들을 향해 “외상값을 받아야 한다”며 징계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유례없는 여야 간 극한 대결 해결, 국회 협치 제고도 이 대표의 책무 중 하나로 꼽힌다. 여야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헌정 사상 초유의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가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이탈,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이 이어졌다. 민주당으로선 대여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제1당으로서 국회 기능 저하와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를 무조건 방치할 수는 없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돌아와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바로 잡으면서도 국회에서 민생을 챙기는 야당의 모습을 ‘투 트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지속 중인 사법리스크 극복도 이 대표의 과제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백현동 개발 특혜·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사건도 조만간 기소가 될 거로 보인다. 이 대표는 주 2~3회 재판을 받으면서 내년 4월 총선까지 민주당을 통합하고 대여 투쟁도 지휘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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