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금 2배” 럭셔리웨딩族 모시기 사활건 백화점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3. 10. 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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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예물비용 5000만원 넘어
신혼부부 백화점 큰손으로 부상
롯데, 구매액 14% 상품권 환급
주요 백화점 웨딩매출 50% ↑

혼인율이 바닥을 쳐도 럭셔리 웨딩 수요는 하늘을 찌른다. 한국인의 명품 선호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결혼과 맞물려 명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함께 증가하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결혼 인구 1인당 지출이 늘어나면서 백화점의 프리미엄 웨딩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주요 백화점들은 럭셔리 웨딩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적립금을 기존보다 2배 이상 지급하는 파격 프로모션을 내세우고 있다.

혼인 건수 줄어드는데, 백화점 웨딩 멤버십 매출은 상승
롯데백화점 본점 가전매장에서 예비 신혼부부 모델이 가전제품 상담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6일부터 15일까지 전점에서 웨딩페어를 진행한다. [사진 제공=롯데백화점]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6일 전점에서 웨딩페어를 시작했다. ‘프리미엄 웨딩에 관한 모든 것’을 표방하는 이번 행사에서 고객은 다양한 명품을 접할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웨딩마일리지를 두 배로 적립해주는 ‘더블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참여 명품으로는 구찌, 버버리, 로저비비에, IWC, 블랑팡, 쇼파드, 타사키, 크리스찬 루부탱, 지미추 등 시계부터 보석, 신발 등을 대표하는 50여개 브랜드가 대상이다. 이 행사는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역대 최저를 기록한 혼인 건수 및 조혼인율. 이처럼 혼인 건수가 줄어드는데도 프리미엄 웨딩 시장이 커지며 백화점의 결혼 관련 매출은 유지되거나 우상향하고 있다. [자료 제공=통계청]
롯데백화점 웨딩마일리지는 구매 금액의 최대 7%를 롯데상품권으로 교환해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롯데웨딩멤버스에 가입한 후 3000만원 어치를 구매하면 최고 2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블 적립을 적용하면 최대 420만원까지 상품권을 받게 된다. 명품은 단가가 높은 만큼, 기왕이면 웨딩페어 기간에 혜택을 받고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은 것이다.
웨딩밴드로 인기 많은 브랜드 타사키 [사진 출처=타사키 홈페이지]
이 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웨딩멤버스 회원의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70%, 2021년에는 10% 늘어나는 등 해마다 매출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2020년에 매출이 수직 상승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여행을 못 가며 명품 등 럭셔리 상품군이 유행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작년엔 엔데믹에 따라 그간 억눌렸던 결혼 수요가 폭발하며 웨딩 매출도 불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1~7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5% 상승했다.
드라마 ‘또! 오해영’의 결혼식 장면 [이미지 제공=CJ ENM]
한 번에 5000만원어치 구매하는 고객도 수두룩
경쟁사인 현대백화점 또한 같은 기간에 프리미엄 웨딩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6일부터 15일까지 더클럽웨딩 고객이 명품, 시계, 보석을 구입하면 웨딩 마일리지를 2.5배 적립받을 수 있다. 가전을 구입할 땐 최대 12.5%의 사은 혜택을 받는다.

현대백화점 더클럽웨딩 매출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77% 넘게 늘었다. 연간 매출 상승률은 2021년부터 줄곧 30% 이상을 기록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프리미엄 혼수에 대한 수요가 늘며 관련 상품군인 명품·주얼리·워치·리빙 상품군의 매출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가전의 경우 더클럽웨딩 고객 평균 객단가는 1000만원이 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더클럽웨딩 멤버 중에서는 한 번에 5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백화점 가전이 고급이라는 인식에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을 한꺼번에 사는 것이다. 특히 더현대 서울,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에 입점한 삼성·LG 메가샵의 경우 최대 10% 내외의 상품권과 브랜드 특별 혜택을 제공하며 인기를 끈다. 대표적 백화점 혼수 품목으로 자리잡은 수입 가구도 예비 부부 관심을 받는다. 본격적 웨딩 시즌이 시작된 지난달 현대백화점 프리미엄 가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신장했다.

이밖에 갤러리아백화점이 오는 14일부터 양일 간 명품관에서 웨딩 박람회를 연다.

명품 예물 선호에, TV·냉장고 고급화까지 “결혼 시장 전망 어둡지 않아”
통계청의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1700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백화점의 결혼 관련 매출은 유지되거나 외려 상승하는 모양새다. 결혼 정보 회사 듀오가 공개한 ‘2023 결혼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비용을 뺀 올해 평균 결혼 비용은 5073만원으로, 지난해 4720만원보다 350만원 넘게 증가했다.
결혼 정보 회사 듀오가 공개한 ‘2023 결혼 비용 보고서’ [자료 제공=듀오]
업계에서는 예비 신랑신부가 예물로 선택하는 명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과 더불어 가전·가구 가격의 전반적 상승세를 원인으로 꼽는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TV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화질과 큰 화면을 갖췄고, 10~20년 전에는 혼수로 생각하지 않았던 건조기와 스타일러가 결혼 필수품이 되며 신혼 부부당 객단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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