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39년 이어온 양궁 후원 결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압도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2023. 10. 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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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39년 간 이어온 대한민국 양궁 후원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결실을 맺었다.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4개 등 총 11개의 메달을 따내면서 대회를 압도했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부터 현재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회장까지 후원을 지속해오고 있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협회 후원 중 최장 기간 후원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1985년부터 1997년까지 4번의 대한양궁협회장을 역임하고 현재까지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에 재임하며 양궁 인구의 저변확대와 우수인재 발굴, 장비 국산화 등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이 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이어받아 정의선 회장은 양궁의 스포츠 과학화와 체계적인 선수 육성, 각 국제대회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이번 항저우 대회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개최지 맞춤형 훈련 ▲첨단 기술 기반 훈련장비 개발 ▲대회 기간 선수단 컨디션 관리 등을 도왔다.

대한양궁협회장인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이번 항저우 대회 경기를 참관하며 현장에서 한국 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등 사기를 북돋았다.

또한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으로서 리커브 종목 남·여 개인전 시상을 직접 하며 메달을 획득한 대표 선수들을 격려했다.

정의선 회장은 선수들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마련한 휴게공간과 음식 등 운영현황도 직접 챙기고, 경기장에서 약 3km 떨어진 호텔에 전용 휴게 공간을 마련해 선수들이 경기 전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또 항저우의 유명 한식당과 계약을 맺어 경기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점심식사로 한식을 제공하고, 진천선수촌에 항저우 양궁 경기장을 그대로 모사한 가상의 항저우를 만들어 대회에 대한 적응력을 높였다.

인공지능(AI), 비전 인식, 3D 프린팅 등 현대차그룹의 R&D 기술을 활용한 훈련장비와 훈련기법도 적용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의 양궁 후원은 정몽구 명예회장 때부터 시작됐다. 19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이었던 정몽구 명예회장은 LA대회 양궁여자 개인전에서 양궁선수들의 금빛 선전을 지켜본 뒤 양궁 육성을 결심하고 1985년 양궁협회장에 취임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체육단체에서는 최초로 스포츠 과학기자재 도입 및 연구개발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높이는 등 세계화를 향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기틀을 마련했다.

1986년 서울 아시아 대회를 앞두고 정몽구 명예회장이 미국 출장 중 심장박동수 측정기, 시력테스트기 등을 직접 구입해 양궁협회에 선물로 보냈다. 또 현대정공에서 레이저를 활용한 연습용 활을 제작, 양궁 선수단에게 제공했다.

양궁의 필수 장비인 활의 국산화에도 앞장섰다. 집무실에 별도의 공간을 마해 시간이 날 때마다 해외 제품 및 국산 제품간 비교 품평회를 갖고, 초등학생부터 국산 장비를 쓰도록 장려해 국산 활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했다.

그 결과 국제대회에서 수많은 타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국산 활을 사용하는 등 한국 활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은 양궁 연습에서 필수 코스가 되다시피 한 관중이 가득한 야구장에서의 활쏘기 연습도 정몽구 명예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당시 정몽구 명예회장은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끄러운 곳을 찾아가 훈련을 해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코칭스태프와 협회 직원들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훈련프로그램을 구성하기 시작했고 이후 꽹과리, 북 등 사물놀이 장소나 시끄러운 초등학교 운동장을 찾아다니며 훈련을 했다. 당시 시작했던 훈련이 야구장 훈련으로 이어졌다.
선수와 코치진의 노력과 국민적 성원 및 후원에 힘입어 한국양궁은 지난 1978년 방콕 아시아 대회부터 이번 항저우 대회까지 금메달 40개, 은메달 22개, 동메달 17개를 획득하며 한국 양궁이 아시아 최강은 물론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보여줬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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