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괴뢰'로 호칭... 북한 매체서 '남조선' 사라졌다

문재연 2023. 10. 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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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매체에서 한국을 가리키는 표현인 '남조선' 호칭이 사라졌다.

지난달 13일 북한 노동신문 보도 이후 북한은 한국을 가리켜 꼭두각시 인형을 의미하는 '괴뢰'라는 표현만 사용하고 있다.

이후 북한은 남조선이 아닌 '괴리' 또는 '괴뢰 지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북한이 남한을 비난할 때에는 괴뢰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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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9월 13일 보도 후 '남조선' 없어
조선중앙통신은 8월 16일 보도가 마지막
스포츠경기 국호에 '괴뢰팀' 표기 이례적
남북 대립관계, 스포츠 경기에도 영향
북한 조선중앙TV가 2일 메인 뉴스에서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준준결승 남북 간 경기 결과를 보도하면서 대한민국을 '괴뢰'로 표기했다. 북한은 일반적으로 남한을 지칭할 때 '남조선'으로 표기하거나 특별한 상황에서는 종종 '대한민국'으로 표현해 왔다. 평양=조선중앙TV 뉴시스

북한 관영매체에서 한국을 가리키는 표현인 '남조선' 호칭이 사라졌다. 지난달 13일 북한 노동신문 보도 이후 북한은 한국을 가리켜 꼭두각시 인형을 의미하는 '괴뢰'라는 표현만 사용하고 있다.

8일을 기준으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북한이 대한민국을 부를 때 사용하는 표현인 남조선을 마지막으로 사용한 때는 9월 13일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상임위원장 관련 기사였다. 이후 북한은 남조선이 아닌 '괴리' 또는 '괴뢰 지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북한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서도 남조선 표현이 쓰인 것은 8월 16일이 마지막이었다.

괴뢰라는 표현은 북한 사전에서 "제국주의를 비롯한 외래 침략자들에게 예속돼 그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조국과 인민을 팔아먹는 민족 반역자 또는 그런 자들의 정치적 집단"을 뜻한다. 이번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5년 만에 국제행사에 참석한 북한은 남북 여자축구 8강전에서도 남한을 남조선이 아닌 괴뢰팀으로 소개했다. 조선중앙TV도 지난 2일 경기를 보도하면서 "조선 대 괴뢰"로 표기했다.

북한이 비난 목적이 아니라 일반 스포츠 경기나 날씨 보도에서 남한의 국호를 괴뢰라고 표현한 건 이례적이다. 노동신문은 지난 7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상황을 알리는 일일 보도에서 돌연 남한을 남조선 지역이 아닌 괴뢰 지역이라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물론 북한이 남한을 비난할 때에는 괴뢰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북한은 대북강경 기조를 내세우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괴뢰 역도" "괴뢰 악당"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한국 문화를 '괴뢰 말투'로 규정하고 이를 사용하거나 가르치면 최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제정한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북한 지도부들이 담화를 통해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부르며 남북관계 특수성을 부정하고 주민들에게 대남 적개심을 부추기면서 두드러졌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30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에서 남북대결이 끝난 뒤 남측 기자가 '북측'이라 칭하며 질문을 하자, "우리는 북한이나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며 발끈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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