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핼러윈 마케팅 없다"… 백화점 등 유통가 "국민정서 고려"
“안타까운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올해는 아예 핼러윈 관련 마케팅은 진행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태원 참사’ 1주기가 약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통업계 전반이 올해 핼러윈 데이 마케팅을 대폭 축소하거나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오전 수원특례시에 위치한 대형 생활용품 가게 ‘다이소’. 예년이면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각종 소품을 사는 고객들을 위한 상품들이 전면에 진열되지만, 올해는 ‘감성가을 시리즈’라는 테마의 시즌 상품이 배치된 모습이었다.
사탕바구니, 어린이망토 등 어린 고객을 위한 핼러윈 맞이 상품은 그 뒤편에 작게 마련돼 있었다. 다이소는 올해 마케팅 자체는 진행하지 않고, 어린이집과 가정용 인테리어 등 소품관련 제품군을 약 40% 축소했다.
통상 유통업계에 핼러윈 데이(10월31일)는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하반기 ‘대목’ 중 하나였다. 업계는 매출 증가율이 20~30%에 달하는 핼러윈 시즌에 맞춰 매년 10월 중순을 전후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국내 업계 전반이 다가오는 ‘이태원 참사’ 1주기와 관련한 국민정서를 고려해 핼러윈 데이 관련 마케팅을 자제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모양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 역시 핼러윈 제품은 판매하지만, 마케팅이나 이벤트는 별도로 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전에는 관련 상품을 따로 모아둔 매대를 꾸리고 대규모로 이벤트 등을 준비했지만 올해는 소규모로 진행하거나 거의 없을 것”이라며 “참사가 일어난 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CU, GS,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편의점에서 관련 기획전을 한다던지 핼러윈 컨셉의 시즌 상품을 내놓기도 했지만 올해는 국가적인 고통을 감안해 애초에 기획조차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이야기했다.
업계는 핼러윈 대신 새로운 테마로 빈자리를 채우는 모습이었다. 특히 핼러윈을 적극 활용했던 테마파크들은 신규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
롯데월드는 10월 말까지 ‘다크문’이라고 웹툰IP를 접목한 신규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에버랜드는 다음 달까지 미래도시를 컨셉으로 한 ‘블러드시티’나 가족단위를 위한 ‘땡스기빙’ 파티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올해는 핼러윈 보다는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등 백화점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핼러윈 마케팅은 하지 않는다"며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연말 분위기가 나는 패션 행사 등 다른 테마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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