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도 이랬나? '여윳돈' 더 줄어.. "이자에 고물가까지, 주머니 더 빠듯"

제주방송 김지훈 2023. 10. 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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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처분가능소득 ‘383만 원’
11만 원↓.. 2006년 이후 최대
고금리·고물가.. 소비 여력 줄어
내수↓.. 소비 제약 심화될 듯


고금리, 고물가로 ‘찔끔’ 늘어난 월급마저 체감도가 떨어지는 판에 한층 살림살이 사정이 안좋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분기 가계 여윳돈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크게 줄었습니다. 쓸 돈이 없어진 만큼 내수소비가 살아날 여력은 줄고 경기 위축 우려만 더 키울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8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가계 월평균 흑자액이 114만 1,000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3.8%, 18만 3,000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본격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으로 이는 각 가구별로 내야 하는 이자 비용이 빠르게 늘어 흑자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가계별 이자 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7.1%에서 4분기 28.9%로 크게 올랐습니다.

흑자액은 소득에서 비(非)이자지출을 차감한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까지 뺀 금액입니다. 가계가 번 소득에서 세금·연금 보험료·이자 등을 내고 식료품 등을 사고난 뒤 최종 남아 쓸 수 있는 돈을 말합니다.

이처럼 2분기 가계 흑자액은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되는 2020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소득이 줄어든 2021년 2분기 13.7% 감소했던 것보다도 감소 폭이 컸습니다.

가계 흑자액은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째 계속 줄어드는 추세로, 지난해 4분기 -2.3%에서 올해 1분기 -12.1% 등으로 더 확대됐습니다.


늘어난 이자 비용이 확대 폭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권 등의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가계 이자 지출 증가율이 확대돼 지난해 2분기 전년 대비 7.1%에서 3분기 19.9%, 4분기 28.9% 등으로 계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뒤어어 2분기 42.4%로 1분기와 비슷한 증가율을 이어갔습니다.

이자 비용이 크게 늘면서 소득에서 이자·세금 등을 뺀 2분기 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383만 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8%(11만 2,000원) 줄었습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지속되는 고물가도 여윳돈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2분기 가계 소비 지출은 월평균 269만 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7%(7만 1,000원)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가계마다 씀씀이를 줄인다고 줄이고 있지만, 물가가 올라 명목적으로는 지출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살림살이를 이끌 소득은 2분기 한 달 평균 479만 3,000원으로 0.8%(3만 8,000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소상공인에게 지급한 손실 보전금 등 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득 증가세도 주춤해졌습니다. 소득 증가세는 둔화된데다 고금리·고물가 추이 속에 가계 살림만 더 팍팍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만큼 내수소비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세 역시도 크게 둔화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지난 3분기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대비 3.1% 올라 2분기(3.2%)보다 상승률이 0.1%포인트(p) 낮아지는 데 그쳤습니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3% 내외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전반적인 내수 활력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대표적인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만 해도 지난 8월 기준 102.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8.2에 비해 5.2% 하락했습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3월(-7.1%)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시사에 국내에서도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예상되고 상승세를 내다보는 물가 역시도 내수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안팎으로 소비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으로 보고,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이 늘고 가처분 소득까지 줄어 한층 소비 제약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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