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서울 ‘동행버스’ 타보니 출근시간 승객 14명

박진성 기자 2023. 10. 8. 14: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11월부터 파주,고양,양주,광주 노선 추가 운행”
24일 오전 8시, 경기 김포시 풍무동에서 김포공항역으로 가는 서울동행버스 '서울02'의 모습./박진성 기자

지난달 25일 오전 7시 30분 경기 김포시 ‘풍무홈플러스’ 버스 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이 한 명뿐이었다. 이곳은 지난 8월 서울시가 수도권 주민들의 출근길 편의를 위해 마련한 ‘서울동행버스’ 풍무동 노선(서울02번) 정류장이다.

기자가 이 버스를 직접 타보니 종점인 김포공항역까지 탑승한 승객은 총 14명이었다. 26석의 좌석이 있었지만 군데군데 빈 자리들이 많았다.

풍무동 ‘서해1차 아파트’에서 목동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32)씨는 “매일 이 버스를 타는데 한 번도 서서 간 적이 없다”며 “우리 아파트 전용 버스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02번 버스는 풍무홈플러스 정류장에서부터 풍무동 아파트 단지 4곳을 거쳐 김포공항역에 종착한다. 오전 6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버스 6대가 12회 운행한다.

서울시가 집계한 ‘서울동행버스 이용객 현황’에 따르면 서울02번 버스는 한 달 동안 일평균 182명의 승객이 탑승했다. 버스 한 대당 승객이 15명 정도인 셈이다.

경기도 화성에서 강남역으로 가는 서울01번 ‘동행 버스’도 승객이 적긴 마찬가지다. 버스 한 대당 평균 승객 수가 10명이었다.

25일 오전 8시30분 김포공항행 김포골드라인 내부 모습./박진성 기자

이는 김포골드라인 경전철의 풍경과 비교됐다. 비슷한 시간인 오전 8시 30분, 김포골드라인 전동차 안은 몸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김포공항행 풍무역에서 만난 한 안전요원은 “(혼잡 논란이 일었던)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나아진 게 없다”며 “붐비는 시간에 열차 두세 편을 보내는 건 예삿일”이라고 말했다.

김포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200% 아래까지 내려가기도 했던 김포골드라인의 월평균 혼잡률은 9월 들어 200%를 넘었다고 한다.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50분에서 8시10분에는 250~260%에 육박했다. 혼잡률은 적정 승객 대비 얼마나 많은 승객이 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김포시가 대체 버스 운행을 시작하고 서울시도 동행 버스를 투입했지만 골드라인 혼잡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추가 개설한 버스 노선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골드라인역 곳곳에 서울동행버스 안내 현수막이 걸렸지만 모르는 시민들이 많았다. 풍무역에서 골드라인을 탄 직장인 최은아(24)씨는 “풍무역에 서울 버스가 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매일 강남으로 출근하는데 빨간 광역버스를 말하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버스중앙차로가 개통했지만 교통 정체를 걱정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승객 신모(25)씨는 “풍무역에서 골드라인을 타면 김포공항역까지 10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며 “혹시 버스를 탔다가 차가 밀리면 지각하게 돼 큰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가 탑승한 서울02번은 기점부터 종점까지 35분이 걸렸다. 풍무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는 25분이 소요됐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시민들의 출근 루틴(습관)을 쉽게 바꿀 수는 없다”며 “김포 승객들의 수요를 면밀히 분석해 다양한 노선을 운영하고 ‘무료 버스’ 운행 등 홍보 기간을 둘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동행버스 이용 승객이 개통 한 달 만에 5000명을 넘었다”며 “오는 11월부터 파주시 운정지구·고양시 원흥지구·양주시 옥정신도시·광주시 능평동 4개 지역에 서울동행버스 노선을 추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추가 노선 운행을 준비 중인 은평공영차고지를 방문해 버스회사 관계자와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