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늘어난 주담대, 3조원 육박…'집값 기대감’이 高금리 넘었다
국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증가세는 2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금리 부담에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294억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원)보다 1조5174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가계대출 가운데 특히 주담대 금액이 2조8591억원 늘어났는데, 이 증가 폭은 2021년 10월(3조7989억원) 이후 가장 컸다.
그런데 2021년 10월 무렵 주담대 고정·변동금리는 3~4%대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변동금리의 경우 최고 7%대까지 넘나들고 있다. 사람들이 많게는 3%포인트나 높아진 금리에도 아랑곳없이 주담대를 새로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7월부터 12주 연속 오름세(지난 2일 기준)를 보이고 있다. 서울 지역은 20주 연속 상승 중이다. 작년부터 떨어지던 집값이 올 들어 저점을 찍었고, 앞으로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져있다는 것이다.
높아진 금리에도 주담대 급증 때문에 가계대출이 상승 일변도를 보이자, 금융당국은 은행권 관계자들과 거의 매주 점검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리 상황에서 가계대출이 너무 많아지면 연체에 빠지는 사람들이 증가해 대출 건전성이 위험에 빠지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가계대출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은행들은 ‘주담대 억제’ 대책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내부 회의를 거쳐 오는 13일부터 50년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만 34세 이하’에만 내주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부터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방식 주담대 대출상품의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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