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새역사 쓴 '정원'···대도시는 '방향'을 중소도시는 '희망'을 던졌다

순천=박지훈 기자 2023. 10. 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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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800만명 돌파
폐막 24일 앞두고 이른 시간 목표 달성
봄·여름·가을 매 시즌마다 완벽한 기획
순천이 보여준 품격···전국민 마음 훔쳐
"정원이 삶·문화·경제···일류 순천 도약"
노관규(뒷줄 오른쪽 일곱번째) 순천시장을 비롯한 공무원 등 조직위 관계자들이 지난 7일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800만 명 목표를 달성하고 ‘일류 순천’ 도약을 위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서울경제]

걱정은 기우였다. 인구 28만 중소도시가 사계절 중 봄·여름·가을을 제대로 홀렸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폐막 24일을 앞둔 지난 7일 기준 목포 관람객 8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제는 800만 명도 모자라 꿈의 숫자인 ‘1000만 명 돌파’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최종 440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한 10년 전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빠른 속도다.

차별성과 완성도를 갖춘 정원, 차별화된 콘텐츠들은 단연 이번 박람회의 흥행을 이끈 주역이다. 당초 전망했던 경제효과도 앞자리 숫자를 바꿔야 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생태도시 기반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대도시에게는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중소도시에게는 ‘희망’을 제시하고 있는 순천. 차별화된 리더십과 완벽한 ‘대한민국 생태수도’ 기획력을 보여준 노관규 순천시장, 휴일도 반납한 채 빈틈이 없는 행정력을 보여준 순천시 공무원, 여기에 자원봉사자···. 특히 순천이 보여준 ‘시민의식’은 이번 목표 달성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일류순천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의 중심이 되고 있다. 정원이 삶·문화가 되고 경제가 될 수 있다는 롤모델을 제시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이제 대한민국 대표 국제행사로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동문 입구를 가득 매운 관람객. 사진 제공=순천시

◇휴일 반납하고 땀방울로 이뤄낸 결실

“많은 사람들의 땀방울로 이뤄진 결실이라 더 보람 있다. 순천시 공무원과 박람회 조직위원회 직원들, 자원봉사자, 대행사 직원들 모두가 고생하고 있고,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순천시민들은 끝까지 노력하겠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목표 관람객 800만 명을 돌파한 공을 공무원과 시민에게 돌렸다.

지난 추석 연휴 이미 목표 달성을 예견한 순천. 6일간의 추석연휴(9월28일~10월3일)에 100만 명이 박람회 장을 찾으며 이미 성공은 예견 됐었다. 연휴 첫날인 9월 28일 6만 1826명을 시작으로 29일 19만 1140명, 30일 21만 5828명, 10월1일 20만 9964명, 2일 21만 4674명, 3일 11만 5485명으로 총 100만 8917명이 방문했다. 이 기간 박람회 자체 매출액은 28억 원(전날 기준 누적 320억 원)에 달했으며, 일 평균 5억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며 수익금 확보에 톡톡히 기여했다. 순천 원도심권 식당과 카페에도 인파로 북적이면서 정원박람회의 경제적 파급효과 전통시장과 음식점, 카페 매출액은 평소에 3~5배 수준으로 크게 늘었고, 숙박시설도 연휴기간 대부분 만실을 이뤘다. 연이은 연휴 가을 나들이를 떠나는 전국민의 발길을 사로잡으며 개장 190일 만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지난 4월 1일 개장, 단 12일 만에 100만 명 관람객을 돌파했으며 개장 40일째, 300만 명 관람객을 끌어 모으며 봄날 최적의 여행지로 각광 받았다. 봄에 이어 여름에는 국가정원에 흐르는 시원한 개울물, 시크릿가든 빙하정원 등 다양한 테마로 휴가에 알맞은 정원 모델을 제시하면서 개장 149일 차인 8월 27일에는 600만 관람객을 달성했다.

한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는 지난 7일 순천만국가정원 호수정원 나루터에서 관람객들과 함께 800만 번째 입장객을 축하하고 800만 돌파를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오후 3시 19분 국가정원 동문으로 입장한 800만 번째 입장객은 광주에서 온 20대 커플이었다.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효과로 인해 도심 곳곳의 식당가에는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효과로 인해 손님들이 밀려와 재료 소진으로 일부 메뉴만 판매된다는 안내문을 게재한 순천의 한 식당. 사진 제공=순천시

◇경제효과 전망도 바꾼 정원의 힘

정량적 수치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나타난 대한민국의 새로운 움직임이다. 순천을 벤치마킹 대상지로 삼아 대한민국 수도 서울부터 수도권, 영남, 충청에 이르러 전국의 지자체, 기관·단체, 연구소 등 300여 곳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15년 전 미래를 예견하며 도시의 판을 바꿔가고 있는 노관규 순천시장의 획기적 시도로 환경, 교육, 정주 여건이 고루 갖춰지면서 순천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거점산업단지 경쟁력 강화사업 선정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스코 리튬솔루션 등 대기업의 투자를 연신 이끌어내며 미래 산업 발전의 동력을 확보했다.

경제 효과도 화끈하다. 박람회 기간 실제 순천을 찾은 관람객들은 인접 도시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대 소비군이 됐다. 특히 박람회장 주변 상인들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1조5926억 원의 생산유발과 7156억 원의 부가가치 및 2만50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제는 상상을 초월한 경제효과에 이 전문기관의 분석보다 더 높은 수치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신기록이다. 순천시는 보다 구체적인 경제 효과 분석을 위해 전문 기관에 의뢰해 놓은 상태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순천은 이번 박람회로 ‘생태경제’ 효과를 다시 한번 입증해내고 있다.

노관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이사장(순천시장)은 “800만 관람객을 맞이하게 돼 감격 스럽다. 전국민이 보내주신 관심과 응원이 있었기에 이 같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 새로운 역사와 이정표를 세우겠다. 지켜봐달라. 가을꽃이 절정인 10월 중순에는 순천만의 은빛 갈대도 장관을 이루니 늦기 전 정원박람회장을 찾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오는 9일 2000년대 스타들이 출동한 ‘응답하라 2000’콘서트가 열려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11일에는 ‘남도영화제 시즌1’개막식이 오천그린광장에서 열리는 등 막바지 흥행몰이에 박차를 가한다.

순천=박지훈 기자 jhp99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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