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덕분에 행복했다…항저우 빛낸 스타들 [항저우 결산③]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8일 폐막식을 끝으로 1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총 45개국 1만 2500여 명이 참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 총 190개로 종합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40종목에 1140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이 중 메달을 딴 선수는 417명이다.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는 2011년 11월생 김사랑(11)으로 체스 종목에 나섰다. 최고령 선수는 1950년생으로 마인드스포츠 부문 브리지에 참가한 임현(73)이다. 둘의 나이 차는 무려 62살에 달한다.
16일의 대장정 동안 국민을 울리고 웃겼던 스타들을 조명한다.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는 수영 황금세대다. 한국은 수영 종목에서 총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 도합 2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이는 2010 광저우 대회의 금메달 4개를 뛰어넘은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이며, 2006 도하 대회 도합 16개보다 많은 단일 대회 최다 메달이다.
한국 수영은 박태환의 은퇴 이후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박태환을 보고 자란 '박태환 키즈'들이 이번 대회 대거 등장했고,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이어지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쏟아진 한국 신기록만 무려 14개다.
황금세대의 대표는 황선우와 김우민이다. 황선우는 지난 24일 자유형 100m에서 동메달, 25일 계영 800m에서 금메달, 26일 혼계영 400m에서 은메달, 27일 자유형 200m 금메달, 혼성 혼계영 400m 동메달, 28일 계영 800m 은메달을 차지했다.
황선우는 총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수확, 출전한 전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단일 대회에서 5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한 것은 박태환(2006 도하, 2010 광저우 각각 7개)에 이어 황선우가 처음이다.
각종 신기록도 쏟아냈다. 황선우는 계영 8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한국 사상 첫 계영 금메달을 신고했고, 혼계영 400m에서 한국 신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이 종목에서 자력으로 은메달을 딴 것은 최초다.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신기록이자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세웠고,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성 혼계영 400m에서 한국 신기록, 계영 800m에서 한국 신기록과 함께 종목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우민은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 김우민은 25일 계영 800m에서 금메달, 28일 자유형 800m에서 금메달, 자유형 1500m에서 은메달, 주 종목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계영 800m는 황선우, 양재훈, 이호준과 함께 금메달과 아시아 신기록을 합작했다. 자유형 800m에선 대회 신기록을 작성했다. 또한 한국 최초로 자유형 400m와 800m를 동시에 석권한 선수가 됐다. 아시아 기준 이 두 종목을 동시에 우승한 선수는 쑨양에 이어 김우민이 유일하다.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3관왕이다. 한국 수영의 아시안게임 3관왕은 1982 뉴델리 대회 최윤희, 2006 도하-2010 광저우 박태환 이후 처음이다.김우민은 양궁의 임시현과 함께 한국 선수단 MVP에 선정됐다.
'삐약이' 신유빈은 본인의 첫 아시안게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신유빈은 여자 단체전 동메달, 여자 단식 동메달, 혼성 복식 동메달, 여자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유빈은 전지희와 조를 이뤄 여자 복식 결승에서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세트스코어 4-1(11-6 11-4 10-12 12-10 11-3)로 꺾었다. 한국 탁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것은 지난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이철승-유승민 조, 여자 복식 이은실-석은미 조 이후 21년 만이다.
신유빈은 자신이 출전한 전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또한 국제 종합대회의 첫 번째 금메달 역시 목에 걸었다. 여자 복식 금메달로 중국의 탁구 전 종목 석권을 막아냈다. 또한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성취상까지 획득했다.
신유빈은 3일 SNS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많은 응원 속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고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좋은 경기로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남자 축구의 병역 브로커는 정우영이었다. 첫 경기부터 정우영의 득점력은 불을 뿜었다. 정우영은 쿠웨이트와의 조별 리그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첫 골을 무려 전반 2분 만에 신고했다. 정우영은 이 골로 대표팀 1호 득점을 올렸다.
조별 예선 2-3차전에 숨을 고른 정우영은 16강전에서 다시 맹활약했다.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 정우영은 헤더골과 페널티킥으로 2골을 추가하며 한국의 5-1 완승을 이끌었다.
8강 태국전 로테이션으로 휴식을 취했고, 4강 우즈베키스탄전 멀티골로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결승전. 해결사는 역시 정우영이었다. 한국은 전반 1분 만에 우치노 코타로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정우영은 전반 26분 황재원의 크로스를 받아 헤더골로 연결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11분 조영욱의 역전골로 한국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우영은 이번 대회 8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이전 아시안게임 8골을 넣은 한국 선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의 황의조다. 황의조는 스트라이커로 활약했으며 정우영은 윙어로 뛰었다. 두 선수의 포지션을 생각한다면 이번 대회 정우영의 파괴력은 실로 경이롭다.
정우영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안세영은 부상 투혼으로 금메달을 따내 감동을 줬다. 안세영은 여자 단체전과 여자 단식에서 금빛 스매싱을 선보이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배드민턴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역시 강했다. 단체전부터 단식까지 자신이 출전한 모든 게임을 승리로 장식했다. 총 8경기 중 단체전 4강전과 단식 결승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를 2-0으로 압도했다.
단식 결승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안세영은 1세트 후반 수비 도중 무릎 부상을 당했다. 1세트는 따냈으나 그 여파로 2세트를 17-21로 내줬다. 3세트 안세영은 부상 중에도 압도적인 플레이로 21-8 승리를 따냈다.
대한체육회는 무릎 부상 속에도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에게 투혼상을 수여했다.
이번 승리로 안세영은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한국에 선물했다.
또한 높이뛰기에서 2연속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과 양궁 리커브 3관왕(혼성 단체, 여자 단체, 여자 개인)이자 대회 한국 MVP를 차지한 2003년생 신궁 임시현도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해외 선수는 6관왕을 차지한 중국의 수영 여제 장위페이가 눈에 띈다. 장위페이는 수영 여자 접영 50m, 100m, 200m를 휩쓸었고, 자유형 50m와 계영 400m, 혼성 혼계영 400m에서 모두 금빛 물살을 갈랐다.
장위페이는 이번 대회 유일한 6관왕이며, 5관왕 친하이양과 함께 대회 공동 MVP에 올랐다.
장위페이는 중국이 혼계영 400m에서 실격당하지 않았다면 7관왕에 도전할 수 있었다. 장위페이는 결선에 뛸 예정이었는데, 중국이 예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당하는 바람에 7관왕이 무산됐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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