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경주∙강동구…드라마 안내 따라 팔도유람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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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서수남과 하청일은 노래로 '팔도 유람'을 떠났다.
'스물 다섯, 스물 하나'의 전북 전주 서학동예술마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경남 창원 동부마을 등 드라마가 안내하는 곳으로만 떠나도 대한민국 방방곡곡 "구경 잘했다"는 소리 나올 정도다.
직접 드라마를 집필한 강풀 작가는 지난 8월 인터뷰에서 "배경을 만들 때 실제 장소를 찾아서 반영하는데 3살 때부터 강동구에서 살아서 내가 사는 동네를 담았다"며 "강동구에서 자라며 쌓은 기억이 내 작품의 소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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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서수남과 하청일은 노래로 ‘팔도 유람’을 떠났다. “버스를 타고 서울을 떠나 강원도”를 시작으로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 경상도에서 다시 서울까지 “구경 한번 잘~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세계인과 소통하는 요즘엔 드라마가 안내자다. ‘사랑의 불시착’(tvN)에서 윤세리(손예진)와 리정혁(현빈)이 소풍을 즐겼던 충주 비내섬, ‘미스터 션샤인’(tvN)에서 유진초이(이병헌)가 고애신(김태리)한테 마음을 전한 경북 안동 만휴정 등 명장면 속 장소를 찾는 발걸음은 종영 이후에도 계속된다.
‘스물 다섯, 스물 하나’의 전북 전주 서학동예술마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경남 창원 동부마을 등 드라마가 안내하는 곳으로만 떠나도 대한민국 방방곡곡 “구경 잘했다”는 소리 나올 정도다. 지난 5월 공개한 웨이브(OTT) ‘박하경 여행기’는 매회 해남, 군산, 부산, 속초, 대전, 서울, 경주, 제주를 여행했다. 40대 직장인 문아무개씨는 “‘미스터 션샤인’ 이후 드라마 속 장소에 가는 여행 모임을 갖고 있다. 요즘은 오티티로 옛날 드라마를 찾아 도장깨기처럼 하나하나 찾아다니는 중”이라고 했다.
드라마가 한국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명 명소가 등장하던 것에서 요즘에는 한국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동네를 배경 삼고 실제 지명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예 특정 장소에서 영감을 얻고 제목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지자체가 제작을 지원해 한 곳에 터를 잡은 드라마는 많았지만, 장소 자체에서 이야기가 파생된 드라마는 드물다.
지난달 13일 선보인 디즈니플러스(OTT) 오리지널 시리즈 ‘한강’(6부작)은 제작진이 늘 찾던 한강에서 이야기를 떠올렸다. 김상철 감독과 함께 ‘한강’을 기획한 필름몬스터 김용기 대표는 “우연히 한강경찰대의 긴박한 구조 모습을 목격한 뒤부터 한강이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역동적인 공간처럼 느껴졌다. 전 세계 사람들한테 한강의 아름다움을 전하고도 싶었다”고 했다. 한강 유람선은 물론 한강에서 제스트키 추격전도 펼쳐진다. 평소 주목하지 않았던 한강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망원지구대 한두진(권상우)과 이춘석(김희원) 등이 쓰레기를 줍던 곳은 강서습지생태공원이고, 라면을 먹던 곳은 난지 공원 인근 바지선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김 대표는 “실내나 특수 효과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한강 관련 장면은 100% 한강에서 촬영했다”고 했다.
실제 주민이 사는 사람 냄새 나는 공간도 드라마 성지 순례지로 떠올랐다. ‘응답하라 1988’(tvN) ‘오징어 게임’(넷플릭스)에 나와 익숙해진 도봉구 쌍문동이 대표적이다. 지난 8월 디즈니플러스가 공개한 ‘무빙’으로 이제는 강동구가 핫해졌다. 극 중 배경이 강동구이고 장주원(류승룡) 등 등장인물이 사는 곳과 일하는 곳, 김봉석(이정하) 등 아이들의 학교가 모두 강동구라는 설정이다. 웹툰 작가인 강풀은 ‘순정만화’ ‘바보’ ‘27년’ 등 모든 작품에서 강동구를 투영했다. 직접 드라마를 집필한 강풀 작가는 지난 8월 인터뷰에서 “배경을 만들 때 실제 장소를 찾아서 반영하는데 3살 때부터 강동구에서 살아서 내가 사는 동네를 담았다”며 “강동구에서 자라며 쌓은 기억이 내 작품의 소재”라고 했다.
2013년부터 강풀만화거리를 조성한 강동구청은 코로나19로 중단했던 도슨트 투어를 3년 만인 지난 7월24일 다시 열었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3년 전과 비교해 타 지역 방문객들이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오랜 경력의 드라마 장소섭외 담당자는 “오티티를 통해 전 세계인이 주목하기 때문에 한국을 보여줄 수 있는 장소를 더 신경 써서 찾게된다”며 “갈수록 더 다양한 명소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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