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서 떠나는 외국인···세달 동안 코스피 6조7천억 순매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3개월 동안 올해 상반기 사들인 주식 매수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수급은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이끄는 지표이기도 하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은 올해 들어 지난 6월 16일까지 14조630억원으로 정점에 달했다가, 지난 6일 기준 7조327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3개월 동안 6조735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는 뜻인데 올해 상반기 순매수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유진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외국인은 약 679조원의 국내 주식을 보유해 전체 시총의 26.1%를 차지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6% 이래 가장 낮은 외국인 보유 비중이다.
또 외국인이 연이어 순매도세를 보이는 날도 길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6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보였는데, 만약 다음 거래일인 10일에도 순매도를 이어갈 경우 2007년 11월(11월 8∼23일·12거래일 연속) 이후 16년 만에 가장 긴 기간 순매도를 유지하게 된다.
최근 약 3개월 동안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된 종목은 상당수가 2차전지 관련주들로 나타났다. 포스코홀딩스(-5조3860억원), LG화학(-1조4059억원), LG에너지솔루션(-9042억원), 삼성SDI(-7204억원), SK이노베이션(-2875억원), 포스코퓨처엠(-2818억원) 등이 순매도 상위 1∼6위를 차지했다.
최근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이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신흥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할 메리트가 크지 않다”며 “외국인 매도 포지션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수급은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가르는 지표여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유진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 수익률과 외국인 수급의 상관관계는 2008년 이후 평균 0.62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0.8∼0.9 수준으로 높아졌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대금은 코스피와 동행하거나 때로는 선행해 지수 움직임 파악에 용이하다”며 “다만 3분기 실적 발표 기간이 외국인 유입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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