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6⅓이닝 무실점' 켈리 감격의 PS 첫 승, ARI 기선제압…'⅓이닝 6실점' 커쇼 최악투

박승환 기자 2023. 10. 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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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코빈 캐롤./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KBO리그에 입성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했던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첫 포스트시즌 무대서 승리를 맛보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리빙레전드' 클레이튼 커쇼는 커리어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애리조나는 8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LA 다저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11-2로 완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알 수 없었던 애리조나는 올해 84승 78패 승률 0.519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2위로 가을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무너뜨리면서 디비전 시리즈 진출권을 손에 쥐었고, 첫 경기에서 다저스 마운드를 폭격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날 선발 'KBO 역수출 신화' 켈리는 7이닝 동안 투구수 89구,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와 함께 데뷔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수확했다. 타선에서는 가브리엘 모레노와 코빈 캐롤, 알렉 토마스, 토미 팸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다저스를 무너뜨리는데 선봉장에 섰다.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게티이미지코리아

# 또 시작된 '악몽', 가을 커쇼의 부진

커쇼의 현역 커리어는 425경기(422선발)에 등판해 210승 92패 평균자책점 2.48로 메이저리그 그 어떤 현역 선수와 비교하더라도 밀리지 않는 '리빙레전드'라고 불릴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의 커쇼는 정규시즌과 조금 다르다. 가을 무대에서 커쇼의 성적은 39경기(32선발)에서의 성적은 13승 12패 평균자책점 4.45에 불과한데, 좋지 않은 흐름이 또 이어졌다.

이날 커쇼의 투구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커쇼는 1회 시작부터 케텔 마르테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위기 상황에 놓였고, 후속타자 코빈 캐롤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다저스의 수비와 커쇼의 투구가 끝나지 않은 것은 이후부터였다.

커쇼는 이어지는 무사 1루에서 토미 팸에게도 안타를 내주며 1, 2루에 몰렸고, 크리스티안 워커에게도 적시타를 맞으면서 2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리고 '악몽'이 시작됐다. 커쇼는 후속타자 가브리엘 모레노와 7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끝에 '위닝샷'으로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이 공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됐다.

모레노는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고, 이 타구는 무려 110.8마일(약 178.3km)의 속도로 뻗어나간 뒤 419피트(약 127.7m)를 날아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커쇼는 5점을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투구를 이어갔고,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힘겹게 첫 아웃카운트를 생산했다. 하지만 1회를 넘기지는 못했다.

커쇼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알렉 토마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고, 이번에는 에반 롱고리아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1타점 2루타를 맞은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커쇼가 허용한 평균타구속도는 105마일(약 169km)에 달했다. 가을 무대에서 그토록 부진했던 커쇼지만,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커쇼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 KBO 역수출 신화의 감격적인 포스트시즌 첫 승

켈리는 KBO리그 역수출 신화로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유는 KBO리그 무대를 밟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까닭. 빅리그 등판이 전무하던 켈리는 KBO리그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에서 4시즌 동안 119경기에 등판해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우수한 성적을 남긴 뒤 미국 무대로 돌아가 애리조나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켈리는 데뷔 첫 시즌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로 연착륙에 성공했고, 단축시즌이 열린 2020년에도 3승 2패 평균자책점 2.59로 활약했다. 켈리는 2021시즌 조금 부진했지만, 지난해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로 좋은 모습을 보인 끝에 미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출전하는 기쁨을 맛봤고, 올해도 12승 8패 평균자책점 3.29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애리조나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켈리의 커리어에서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다저스를 상대로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했다는 점. 켈리는 정규시즌 다저스를 상대로 16번 등판해 0승 11패 평균자책점 5.49로 매우 부진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등판할 일이 없었던 켈리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 다사스를 상다로 선발의 중책을 맡았는데, 초반 타선의 지원 속에서 탄탄한 투구를 뽐내며 포스트시즌에서 첫 승을 맛봤다.

6점의 지원 속에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1회 윌 스미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다저스 타선을 묶어내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2회 실점은 없었다. 가장 큰 위기는 3회였다. 켈리는 서두타자 미겔 로하스에게 안타, 프레디 프리먼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는데, 윌 스미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맥스 먼스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순항을 이어갔다.

완전히 안정을 찾은 켈리는 4회 J.D. 마르티네즈-제이슨 헤이워드-데이빗 페랄타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상대로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첫 삼자범퇴를 마크, 5회에도 다저스 타선을 봉쇄했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프리먼-스미스-먼시를 모두 땅볼 처리하면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켈리는 7회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선두타자 마르티네즈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는 듯했지만,  후속타자 헤이워드를 삼진 처리한 뒤 불펜에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가브리엘 모레노./게티이미지코리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코빈 캐롤./게티이미지코리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토미 팸./게티이미지코리아

# 기선제압에 성공한 애리조나!

애리조나는 1회부터 커쇼를 두들기며 6점을 뽑아내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집중포화는 1회에 그치지 않았다. 다저스의 기세를 제대로 꺾어뒀다. 애리조나는 6-0으로 크게 앞선 2회초에는 시작부터 캐롤이 에밋 시핸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쏘아올리며 간격을 더 벌렸다.

애리조나의 공격은 계속됐다. 흐름을 탄 애리조나는 팸의 안타와 워커의 볼넷으로 1사 1, 2루의 기회를 이어갔고, 1회 커쇼에게 유일하게 아웃을 당했던 구리엘 주니어가 이를 만회하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토마스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롱고리아가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9-0으로 달아났다.

1~2회 애리조나의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다저스타디움은 그야말로 '도서관' 같았다. 그정도로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애리조나는 1~2회 이후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는 그림이었지만, 7회 토마스와 8회 팸이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애리조나는 켈리의 탄탄한 투구와 초반부터 대폭발한 화력을 앞세워 다저스를 11-2로 격파하며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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