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복사가 되네”…‘킹달러’에 달러대출 연중최저
기업들, 부담 커지며 앞다퉈 상환
잔액급감…9월말 80억달러 아래로
달러대출은 대부분이 기업들이 사용한다. 이 중에서도 대기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달러값이 계속 올라가며 강세를 띄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달러대출 상환이 이뤄졌고, 그 결과 지난달 달러대출 잔액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국인이 대출을 달러로 받을 경우 환율에 따라 상환금액이 달라진다. 똑같이 100만 달러를 대출받는다고 해도, 환율이 1200원대일 경우 12억원대지만, 환율이 1300원대면 1억원 이상 올라가 13억원대다. 대출에 대한 이자 역시 달러값에 연동돼 움직이기 때문에 환율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환율과 달러대출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연초인 1월 1달러에 1200대였던 환율은 이후 1300원대로 강세를 보였다. 1월 93억 달러대였던 달러대출이 2월 80억 달러대로 확 꺾인 것도 이 때문이다.
1300원대 초반을 유지하던 달러값은 7월 반짝 1200원대를 찍으며 원화값 강세를 보이나 했지만, 8월 말 1321.8원, 9월 말 1349.3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9월 말 달러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7% 하락,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원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였을 때 90억달러를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최대 17%까지 그 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신규 달러대출에 대한 수요 자체도 줄어들고 있다. 미국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이가 약 1.5%P 수준까지 벌어지고 있어, 일부 기업들이 달러를 조달할 때 상대적으로 달러 대출을 통해 조달하려는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달러 강세로 일부 금액에 대해선 원화대출 등으로 리파이낸싱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달러대출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많은 하나은행 관계자는 “달러 가치 상승에 따라 달러대출을 보유한 기업들이 장부상 외화환산손실이 커지는 것에 부담을 갖게 되는 케이스가 꽤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달러만큼이나 강세를 보이는 유로화 대출 역시 잔액이 계속 줄고 있지만, 안정적인 엔화의 경우 비교적 잔액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화대출 전체로 보면 달러대출의 비중이 워낙 커서 달러대출과 같은 흐름으로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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