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세모녀’ 아직 곳곳에 있다…5만원이하 건보료 체납자 71만세대

[레이더P]
올해 7월까 체납자만 지난해 전체 넘어서
8만여명은 병원·약국서 건보혜택 못받아
전혜숙 “벼랑끝 위기국민 건강권 보호 필요”

서울 영등포동의 한 빈곤층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햇빛을 쬐고있다. [사진 출처=매경DB]

올해 들어 월 5만원도 되지 않는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못 낸 생계형 체납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기준으로 이미 71만 세대에 달해 지난해 전체(70만8000세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서울 광진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개월 이상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세대 수는 올해 7월 현재 93만 1000세대였다. 이중 월 5만원 이하의 보험료를 밀린 생계형 체납은 71만 세대로 전체 체납 세대의 76%에 달했다.

생계형 체납자중 8만 2720명은 건강보험 급여 제한으로 병·의원이나 약국에 가도 사실상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 현황

기간 별로는 6개월 미만 건강보험 제한 인원이 2만 6599명, 6개월 이상 1년 6개월 미만은 1만 5534명, 1년 6개월 이상 2년 6개월 미만 1만 6849명, 2년 6개월 이상 3년 6개월 미만 1만 8444명이었다. 이 중 5294명은 3년 6개월 이상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진 ‘수원 세 모녀’의 경우 건강보험료가 1년 6개월 체납된 바 있다.

특히 생계형 체납 세대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21년 68만 5000세대에서 지난해에는 70만 8000세대로 증가했다.

대표적인 위기가구 위험 징후인 생계형 건강보험료 장기체납 세대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료가 체납되어도 의료기관 이용에는 제한이 없다. 하지만, 나중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제공한 보험급여만큼 체납자에게 환수를 하기 때문에 의료비 전액을 체납자가 부담해야 한다. 건강보험 급여가 제한된 체납자는 물론 생계형 체납자의 상당수는 심리적으로 위축돼 아파도 병원에 가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전혜숙 의원은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의료 취약계층이 늘고 있다”며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자에 대한 국가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벼랑 끝 위기에 있는 국민들의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