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기술력으로 승부···농슬라 경쟁 본격 시작
대동은 다기통 디젤엔진 공급 계약 체결
기술력 앞세운 농기계 업체 경쟁 본격화
경기 위축으로 침체된 농기계 시장에 농기계 업체들이 기술력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첨단 자율주행 기능이 장착된 농기계를 선보이거나 국내에서 개발한 엔진을 해외로 수출하는 등 기술력을 앞세운 농기계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농기계 업계에 따르면 국내 농기계 업체들은 올해와 내년 상반기 앞다퉈 자율주행 농기계 출시를 할 예정이다.
대동(000490)은 HX 트랙터와 DH6135 콤바인으로 농기계 자율주행(직진, 선회, 속도 조정 등) 국가 인증을 받았다. 대동은 현재 경작지 작업 경로 생성·추종, 안전감지, 작업기 설정 및 제어, 작업 데이터 관리 등의 자율주행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또 이를 탑재한 트랙터, 콤바인을 올해 4분기 출시한다는 계획에 따라 현재 제품 생산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동은 자율주행 1단계의 이앙기와 트랙터를 2019년과 2021년에 각각 선보였다. 이후 지속적인 투자로 경작지 작업 경로 생성/추종, 안전감지, 작업기 설정 및 제어, 작업 데이터 관리 등의 자율주행 3단계에 해당하는 자율작업 기술을 자체 개발해 HX트랙터와 DH6135 콤바인에 채택했다. 대동은 이 제품으로 농기계가 자체 생성한 작업 경로를 오차 ±7㎝ 이내로 벗어나지 않고 직진하면서 선회 시 작업을 제어해야 하는 자율3 단계 관련 정부 시험에 통과했다. 또 자율주행 4단계 트랙터를 2026년까지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초부터 농업 및 농경지 작업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농기계 전문 기업 TYM(002900)도 직진뿐 아니라 자동 선회 및 작업기 제어가 가능한 자율주행 농기계 시범 서비스를 완료하고 2024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TYM 관계자는 “TYM은 5월 업계 최초로 트랙터 ‘T130’과 이앙기 ‘RGO-690’ 자율주행 시스템 국가 검정을 동시에 통과했다”며 “출시 예정인 자율주행 농기계는 논작업은 물론 콩과 고구마 등 밭작물의 두둑 작업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여 농가 생산성 향상 및 수익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TYM은 신제품 출시 및 양산을 목표로 농기계의 사용 편의성과 안전 기능 향상 등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에 선보일 자율주행 신제품은 다중 RTK GNSS(실시간이동측위·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 시스템 기술을 적용해 정지 오차 2㎝, 작업 오차 7㎝ 이내의 정밀 작업이 가능하다. 또 TYM에서 구축한 자체 서버와 RTK 기준국을 활용해 기존 기준국에서 위치 정보 신호를 받지 못해도 자동으로 신호를 연결해 자율주행 기능을 중단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대동은 두산밥캣(241560) 북미법인과 700억 원 규모의 다기통 디젤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엔진 개발 및 제품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두산밥캣 북미법인과의 계약은 지난해 연결 매출의 약 4.96%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 기간은 2028년 9월까지 5년 간이며 공급 기종은 1.2L, 1.8L 디젤 엔진이다.
대동은 1966년 국내 농기계 업체 최초로 단기통 디젤 엔진 양산을 시작으로, 1983년부터는 다기통 엔진을 자체 기술로 개발해 현재 1.2L부터 3.8L까지의 디젤 엔진을 국내외 시장에 직접 생산 공급하고 있다. 특히 1.2L 디젤 엔진은 올해 초 개발된 20마력대 신형 엔진으로 이전 모델 대비 최대 토크는 16%, 연료소모율은 4% 개선한 제품이다. 이 엔진은 북미,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대동의 20~30마력대 농기계 제품에 장착되면서 제품 품질 및 성능에 대한 검증도 마쳤다.
대동은 이번 계약을 기반으로 두산밥캣에 공급하는 엔진 모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두산밥캣과 같은 안정적인 엔진 공급처를 늘려가면서 성능·품질 개선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농기계와 국산 엔진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완성된 제품들이 위축된 국내외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기계 업계 관계자는 “아직 초기 시장이지만 자율주행 농기계와 국산 엔진 등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여 농기계 업체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 열리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각 업체들의 경쟁도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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