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AG 금메달→군문제 해결...이제 손흥민처럼 월드클래스를 향해

가동민 기자 2023. 10. 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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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가동민]


이강인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병역특례로 군문제를 해결하면서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황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3회 연속 대회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한국이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2분 일본이 좌측면으로 공을 보냈고 사토와 황재원이 경합했다. 사토가 크로스를 올렸고 시게미가 우치노에게 공을 건넸다. 우치노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일본이 앞서나갔다.


이른 시간 실점을 내준 한국은 전열을 가다듬었고 점유율을 높여갔다. 한국은 계속에서 일본의 골문을 위협했다.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27분 백승호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흘러나왔고 황재원이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크로스는 수비의 키를 넘어갔고 정우영이 헤더로 균형을 맞췄다. 전반은 1-1로 종료됐다.


후반도 한국이 공격을 주도했다. 후반 11분 한국이 역전에 성공했다. 황재원이 우측에서 치고 들어오다가 페널티 박스 안에 있는 정우영에게 패스했다. 정우영이 공을 잡는 과정에서 넘어졌다. 이를 놓치지 않고 조영욱이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마무리하면서 골망을 갈랐다. 이후 한국은 일본의 공격을 철저히 막아냈고, 공 소유 능력이 좋은 송민규와 엄원상을 투입해 시간을 소진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아시안게임 선수단은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그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어린 시절부터 한국 축구의 기대를 받았다. 2007년 KBS에서 방영한 ‘날아라 슛돌이 3기’를 통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강인은 뛰어난 재능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유럽에서 이강인을 먼저 데리고 간 건 발렌시아였다. 이강인은 2011년 발렌시아의 테스트에 합격하면서 유럽 무대에 처음으로 밟았다.


발렌시아는 유럽의 여러 팀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자 이강인을 특별 관리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스를 거쳐 발렌시아에서 데뷔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발렌시아 B팀인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생활을 했다. 3부 리그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으면서 경험을 쌓았다.


경험과 재능이 합쳐지면서 이강인의 기량이 꽃 피기 시작했다. 발렌시아도 1군으로 콜업하면서 이강인에게 기회를 줬다. 이강인은 라리가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와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데뷔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2019 U-20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활약하며 준우승까지 이끌었고, 골든볼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


이강인에게 돌파구가 필요했고 마요르카로 둥지를 옮겼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만개했다. 첫 시즌엔 선발과 로테이션을 오가며 30경기에 나섰다. 지난 시즌 이강인 마요르카의 전술 그 자체였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이강인을 중용했고, 마요르카의 공격 전개는 이강인의 발에서 시작됐다. 시즌 내내 맹활약을 펼쳤고 리그 36경기 6골 6도움을 기록했다.


마요르카는 10년 넘게 강등권에서 허덕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달랐다. 이강인의 킥과 베다트 무리키의 머리가 합쳐져 중위권에서 경쟁을 펼쳤다. 결국 이강인의 활약 속에 마요르카는 2012-13시즌 이후 최고 성적인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라리가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 이강인에게 빅클럽들이 관심을 보냈다. 맨체스터 시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PSG 등이 이강인의 다음 행선지로 거론됐다. 아틀레티코행이 유력해 보였지만 변수가 있었다. 아틀레티코와 마요르카가 이적료 문제로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PSG가 적극적으로 나왔다. 결국 이강인은 파리행을 결정했다.


사진=PSG
사진=PSG
사진=PSG
사진=PSG

PSG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이강인의 입단 소식을 발표할 수 있어 기쁘다.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입단 직후 이강인은 "PSG는 세계 최고의 클럽이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게 되어 기쁘다. 새로운 도전에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이강인은 르 아브르와 친선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오른쪽 윙어로 나와 경기 초반부터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전반 종료 직전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끼며 경기장을 떠났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네이마르, 마르코 베라티 등과 함께 아시아 투어에 동행했다. 일본 일정에선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전북 현대와 경기에선 후반에 교체로 출전했다.


이강인은 개막전에서도 선발로 나왔다. 이강인은 우측 윙어로 출전해 로리앙의 골문을 위협했다. 비록 로리앙과 0-0으로 비겼지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리그앙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 보고서를 공개했다. 리그앙은 “이강인과 마르코 아센시오는 칭찬받을 만하다. 메시의 빈자리가 클 것 같았지만, 이강인이 메시의 자리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PSG는 경기 결과에 실망할 수 있지만 이강인은 자신의 활약에 만족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사진=PSG

2라운드도 이강인은 선발로 기용됐다. 이번엔 왼쪽 윙어였다. 이강인은 측면에 넓게 위치했고 이강인이 할 수 없는 게 없었다. 결국 후반 6분 킬리안 음바페와 교체됐다. 이강인의 평가는 좋지만은 않았다. 반면, 경쟁자로 평가된 우스망 뎀벨레는 극찬을 받았다.


이강인에게 악재가 겹쳤다. 주전 경쟁에 이어 부상소식까지 들려왔다. PSG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왼쪽 대퇴사두근을 다쳤다. 최소 A매치 휴식기가 끝날 때까지는 구단에서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번 다쳤던 오른쪽 햄스트링과 다른 부위였다.


이강인의 부상 소식에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모두 변수를 맞았다. 이강인은 부상으로 인해 9월 A매치에 소집되지 않았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이강인의 회복 소식이 전해졌다. PSG는 구단 SNS를 통해 이강인이 실내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모습을 공개했다. 이강인은 실내에서 사이클을 탔고, 케이블 머신을 이용해 상체 운동을 했다. 케틀벨을 들고 왼발 한 다리로 스쿼트를 진행했다. PSG는 “이강인이 몇 주 동안 재활한다”라고 밝혔다.


사진=PSG
사진=PSG

부상에서 빠르게 회복한 이강인은 차출에 관련한 여러 이야기도 오갔지만 문제없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강인은 중국에 도착한 당일 열린 조별예선 2차전 태국전에선 명단 제외됐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후 3차전 바레인전에서 선발로 나왔다. 이강인은 몸상태만 확인하고 전반 36분 만에 교체됐다.


이강인은 부상 여파로 인해 많은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다. 그래도 공을 잡을 때면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클래스를 증명했다. 무리해서 직접 변화를 만드는 것보다 동료들을 이용해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강인뿐만 아니라 정우영, 엄원상, 홍현석 등 동료들도 좋은 활약을 펼쳤고 큰 고비 없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축구선수에게 군문제는 뗄 수 없다. 유럽에서 아무리 좋은 기량을 유지해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지닌 의무인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상무에서 군생활을 보낸다. 조규성, 오현규도 상무에서 군생활을 마치고 유럽에 진출했다. 이강인도 이번 대회 우승으로 병역 특례를 받아 군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사진=PSG

이제 이강인은 유럽에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손흥민도 분데스리가, 프리미어리그(PL)에서 좋은 활약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꾸준히 군문제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은 레버쿠젠이 차출을 거부해 참가하지 못했고 2016 리우 올림픽은 8강에서 떨어졌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후 손흥민은 월드클래스로 거듭났다. 꾸준히 좋은 득점력으로 토트넘 훗스퍼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 잡았고 2021-22시즌엔 PL 득점왕에 올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주장이 되면서 박지성 이후 처음으로 PL에서 한국인 주장이 나왔다. 손흥민이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면 지금의 업적들을 세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강인도 이제 손흥민처럼 유럽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낼 일만 남았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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