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경절 연휴 여행시장 ‘후끈’…코로나 전 수준 회복에 성장률 전망치도 상향

중국 국경절 연휴였던 지난 2일 상하이의 대표 명소 와이탄에 여행 인파가 넘쳐나고 있다. 이종섭 특파원

8일간의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 국내 여행객과 관광 수입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진했던 내수 회복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은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했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국경절 연휴였던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국내 여행객 수가 모두 8억26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고 인민일보가 8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1.3% 늘어난 것이며,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 비해서도 4.1%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른 연휴 전체 관광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5% 늘어난 7534억3000만위안(약 139조681억원)을 기록했다. 관광 수입 역시 2019년과 비교해도 1.5% 늘어났다.

이번 국경절 연휴 기간 베이징의 자금성과 만리장성, 상하이의 와이탄(外灘), 항저우 서호 등 중국 국내 유명 관광지들은 가는 곳마다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연휴 기간 홍콩 명보는 “상하이 명소 와이탄은 눈을 두는 곳마다 사람이 있고, 난징 공자 사당에 들어간 관광객은 사람들의 물결 때문에 5분만에 밀려나와야 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황금연휴가 여행 소비를 자극하면서 평소 인기 있는 명소들 뿐 아니라 많은 인파를 피해 작지만 아름다운 3∼4선 도시로 ‘역관광’을 떠난 사람들도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외 여행 수요도 상당 부분 회복됐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전체 출입국자 수는 1181만8000명으로, 하루 평균 147만7000명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배 많은 것이며, 2019년 국경절 연휴 때와 비교하면 85.1% 수준이다. 연휴 기간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 여행지로는 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등이 꼽혔으며 유럽 같은 장거리 여행지도 지난 5월 노동절 연휴에 비해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고 여행업계는 전했다.

중국은 이번 국경절 연휴 여행 수요 회복이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식 배달 및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메이퇀(美團)은 연휴 기간 전국 서비스 소매 매출액이 2019년에 비해 153% 늘었고, 요식업 매출은 254%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신화통신은 “황금연휴가 국내 여행과 소비를 끓어오르게 했다”며 “연휴 동안 중국 경제는 강력하게 성장했고 이는 소비 회복이 가속화 되고 중국 경제의 내생 동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 글로벌 투자은행인 씨티그룹과 JP모건은 각각 4.7%와 4.8%로 낮췄던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로 소폭 상향했다. 다만 이번 연휴 특수가 지속적인 소비와 경기 회복세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동우증권은 “연휴 기간 여행 열풍은 좋은 징조지만 여행 소비는 (위축된) 부동산 시장을 대체할 만큼 강하지 않다”며 “4분기 경제 회복은 보다 강력한 부동산 정책 등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