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선수들 투혼…"TF 만들어 분석·보완할 것"
"내년 1월 파리올림픽 선수단장 임명"
국가대표 선수 해병대 극기 훈련 계획
[항저우=뉴시스]박지혁 이명동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결산하며 "선수들이 유감없이 투혼을 보여줬다"고 격려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 일본에 이어 종합 3위의 목표를 달성했다. 8일 폐회식을 앞둔 가운데 한국은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를 수확했다.
대한체육회는 8일 오전 중국 항저우 시내 한 호텔에 마련된 체육회 스포츠외교라운지에서 대회 결산 기자회견을 열고 총평했다.
이 회장은 "선수들이 투혼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베드민턴의 안세영은 부상을 딛고 자기 목표를 성취한 빛나는 대회였다. 또 수영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이 있었다. 탁구의 신유빈은 자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정말 자기 꿈을 이뤄냈다. 양궁, 펜싱, 야구, 축구도 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했다"며 "이런 일들은 국민 여러분들의 성원이 없었으면 안 됐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중소기업 등 많은 분들이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 도움을 줬다. 민물장어양식수협에선 작년부터 한 달에 수백㎏의 장어를 선수단에 공급해줬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축구, 야구를 제외한 일부 구기 종목과 투기 종목에선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선 "분명한 한계와 문제점을 보여줬다. 구기와 투기 종목은 말할 수 없는 정도의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와 비교해 총 메달 숫자에선 현재까지 일본에 앞서있다. 다만 금메달에서 9~10개 차이가 있는데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보탰다.
또 "전통적으로 강했던 레슬링, 복싱, 태권도, 유도 투기 종목이 굉장히 저조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방향 설정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겠다. e스포츠, 브레이킹, 스케이트보드 등 젊은 세대에서 하는 스포츠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외 사례를 수집해 우리가 효과적인지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 인도, 이란 등의 추격에 대해선 "1~2년 만에 메달이 확 바뀔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찰이 정말 필요하다. 귀국하면 진천선수촌에 TF를 만들어서 이 같은 문제점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평가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타깃팅 전략을 세워 보완하겠다"고 했다.
아시안게임이 1년 미뤄진 이유로 2024 파리올림픽은 바로 내년에 열린다.
이 회장은 "내년 7월까지 사실상 시간이 얼마 없다. 전국체전을 하면 실질적으로 6~7개월 밖에 훈련할 시간이 없다. 국제 업무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변화하는 훈련 방식과 트렌드, 시스템에 대응하겠다"며 "우리 맞수의 훈련 방식, 함께 트레이닝 할 수 있는 스포츠 교류 등에 대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 일방적으로 불참했던 북한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5년 만에 국제스포츠 종합대회에 참가했다.
자카르타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평화 무드였다면 이번에는 달랐다. 최근 경색된 남북 관계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우리에게 적대적인 자세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회장은 "경색은 사실이다. 서로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는 정치와 별개 사안이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제3자인 중국이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분명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얼마 전에 우리로 치면 중국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식사를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 북측도 스포츠 교류를 통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을 나름대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간다고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대회 기간 중 비공식적인 접촉이나 만남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비공개라고는 할 순 없고, 같은 숙소를 이용한다. 오가면서 식사 자리에서 간헐적으로 봤다. 유스올림픽에 관심이 크다는 정도로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투기 종목의 부진과 맞물려 최근 젊은 선수들의 훈련 방식 변화에 대한 체육회 차원의 고민도 있다는 사정도 전했다. 특히 투기 종목은 유망주가 부족하고, 눈에 띄는 지원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요즘 선수들은 새벽 운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게 현실이다. 강제로 할 수도 없다. 이게 심화되면 선수 인권 이야기가 나온다. 환경이 바뀌었다. 옛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렌드가 변했고, 점점 멘탈 스포츠 쪽으로 가고 있다.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선수 수급 문제도 있다. 시군구의 풀뿌리 체육과 전국체전을 통해 선수가 커나가는데 팀이나 선수가 없다"며 "이걸 어떻게 컨트롤할 것인가에 대한 건 분명 다시 조명할 문제"라고 했다.
아울러 "선택과 집중,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당면한 파리올림픽에서 어떻게 할지 대응하겠다. 너무 우물 안 개구리처럼 해왔다"며 "돌아가면 TF를 만들고, 데이터로 접근하며 함께 논의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가면 파리올림픽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갈 건지 전략을 수립할 것이다. 선수단장도 내년 1월 중순쯤이면 임명할 것이다"며 "참고로 내년에는 국가대표 선수가 입촌 전에 해병대에 가서 극기 훈련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씀드린다. 1월에 한 번 저도 같이 하겠다"고 했다.
선수단 본진은 9일 귀국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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