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정산방식 바꿨더니 BTS·조용필·인디가수 더 벌었다

최은수 기자 2023. 10.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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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에 이용자별 정산 방식 추가
네이버 '바이브' 업계 최초 도입…정산 편중 현상 완화
음원 신탁단체 "업계에서 응당 적용해야 하는 정산 방식"
네이버 바이브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네이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바이브’가 최초로 도입한 '이용자별 정산방식'이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에 추가되면서 음원업계 전반에 확대될지 주목된다. 이용자별 정산방식은 이용자가 낸 이용료를 이용자가 들은 음악의 아티스트에게 배분하는 구조로 특정 음원 정산 편중 현상을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용자별 정산 방식으로 정산했을 때 비례 배분 방식 대비 정산금 상위 100곡을 구성하는 아티스트가 24명에서 65명으로 약 27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료 편중 현상이 최소화됨에 따라 더 많은 아티스트에게 사용료가 재분배된 것이다.

아울러 BTS, 태연, 성시경 등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아티스트와 조용필, 나훈아, 이문세 등 시대를 아우르는 국민가수에 이용자별 정산 방식을 적용했을 때 비례 정산 대비 정산금이 평균 10% 이상 증가했다. 인디 장르의 경우 전체 아티스트 중 70%이상이 정산금 증가 효과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별 정산은 개별 이용자의 사용료가 이용자가 실제로 들은 음악의 저작권자에게만 전달되는 방식이다. ‘재생 수’와 ‘음원을 들은 이용자 수’를 모두 정산에 반영하기 때문에 특정 음원에만 사용료가 쏠리는 정산 편중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바이브가 유일하게 이용자별 정산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바이브는 지난 2020년 3월 정산 방식 개편 발표 이후 같은해 5월부터 음원 사용료 정산에 이 방식을 적용했다. 정액제 스트리밍 서비스에 이를 적용한 것은 세계 최초의 시도였다.

앞으로 이용자별 정산 방식이 음원 업계로 확대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이용자별 정산 방식이 추가된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번 개정에 참여한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 한국음반산업협회(음산협) 3개 신탁단체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에게 사용료 정산 방식의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 골자다.

이번 개정으로 저작권, 실연권, 인접권을 대표하는 신탁단체들의 징수규정안이 개정됨에 따라, 저작자와 실연자들에게도 이용자별 정산을 지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싱어송라이터는 한층 정확하게 정산을 받을 수 있다.

박혁철 함저협 전무는 문체부의 개정안 승인에 대해 “‘이용자별 정산’은 음악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식이고, 이는 곧 이용자가 재생한 곡의 저작권 사용료가 고스란히 저작자에게 분배되는 업계에서 응당 적용해야 하는 정산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혁철 전무는 “음악 저작권 측면에서 특정 음원의 쏠림에서 벗어나 다양한 음원에 대한 수익분배로 이어져 음악 창작자의 권리를 신장시키고, 음원 시장 및 나아가 음악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존 징수규정안은 신탁단체들에 지급되는 사용료가 비례배분 방식으로 권리자들에게 정산됐다. 비례 배분제는 전체 음원 재생 수 중 특정 음원의 재생 점유율에 따라 음원 사용료 총액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특정 음원이 총 재생 수의 30%를 차지한다면, 사용료 총액의 30%를 해당 음원에 정산하는 구조이다.

정산 절차가 간단해 국내 대부분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비례 배분제를 채택했지만 음원 재생 수가 많은 특정 아티스트에게만 정산이 편중되거나, 사용료의 일부가 이용자가 듣지 않은 인기 음원에 정산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 승인을 통해 인기 아티스트는 물론 인디밴드 등 비주류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보다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음악 생태계가 활성화되길 바란다”며 “네이버는 VPS를 중심으로 이용자별 정산 방식의 고도화를 위해 신탁단체, 유통사 등과 함께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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