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번트만 대면 재미 없죠?" 일본야구=스몰볼 온몸으로 거부했다, 지는 한이 있어도

신원철 기자 2023. 10.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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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인 대표팀 이시이 아키오 감독이 되물었다.

"마루야마가 말한 것처럼 일본 야구와 아시아 야구를 바꾸고 싶다는 마음으로 대회에 나왔다. 아시아 야구는 스몰볼을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번트, 세이프티 번트, 스퀴즈 번트. 이런 야구 재미없지 않나? 더 강한 야구를 하지 않으면 미국을 이길 수 없고, 여기서 더 수준을 올릴 수도 없다. 희생번트를 대기보다 적극적으로 치면서 빅이닝을 만들어야 야구가 더 매력적인 스포츠가 될 수 있다. 더불어 그래야 아시아 야구의 수준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전했다. 우리는 그런 상황에서도 사인을 내지 않았다. 보낼지 칠지 모두 선수 개인이 판단했다. 그렇게 해서 이번 대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우승하지 못했지만) 그런 야구를 통해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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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사회인 대표팀 이시이 아키오 감독. ⓒ 신원철 기자
▲ 일본 사회인 대표팀 스즈키 세이후가 9회 무사 1, 2루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 일본야구대표팀 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신원철 기자] "역시 치는 야구가 재미있잖아요?"

일본 사회인 대표팀 이시이 아키오 감독이 되물었다. 번트만 대는 야구는 재미없지 않냐고. 치는 야구가 재미있지 않냐고.

일본 사회인 대표팀은 7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 샤오싱 야구-소프트볼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4-3 역전승을 거두고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노 메달은 피했다. 하지만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야구 금메달이 없는 일본이다. 이번 대회도 만족할 성적은 아니었다.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중국에 0-1로 지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면서 결승 진출이 무산됐고, 동메달 결정전 역시 중국에 한때 끌려가며 '역대 최초 아시안게임 야구 노 메달'에 그칠 뻔했다. 그러다 2-3으로 끌려가던 8회 선두타자 마루야마 마사시의 2루타를 시작으로 이하라 류가의 대타 적시타, 상대 실책으로 2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었다.

▲ 사회인(실업야구) 선수들이 출전한 일본. ⓒ 일본야구대표팀 홈페이지

일본은 이번 대회 내내 자신들의 '테마'를 끝까지 지켰다. 조별리그와 슈퍼라운드, 동메달 결정전까지 6경기에서 단 한 번도 희생번트를 대지 않았다. 지난 2017년 6월부터 사회인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시이 아키오 감독의 고집 덕분이다.

일본은 그래서 상대를 압박할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3일 중국전에서는 7회와 9회 무려 무사 1, 2루 기회가 왔는데도 희생번트 사인을 내지 않았다. 결과는 1점 차 패배였다. 5일 한국과 경기에서도 0-2로 끌려가던 9회 무사 1, 2루에서 강공으로 일관했다. 마루야마가 2루수 땅볼에 그치고, 사사가와 고헤이가 2루수 병살타를 치면서 한국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7일 3위 결정전 역시 동점을 노리는 전략을 쓰지 않았다. 단번에 경기를 뒤집기를 원했던 것 같다. 1점 뒤지고 있던 8회 마루야마가 2루타를 치고 나가자 나카가와 히로키가 정상적으로 공격했다. 2루수 땅볼이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진루타가 됐지만 의도적인 희생번트는 아니었다.

마루야마는 경기 후 이 장면을 두고 '일본다운 공격'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중국)투수들이 좋았다. 우리가 힘을 쓰지 못했다. 그래도 8회에는 일본다운 공격을 할 수 있었다.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는 실력을 키워서 한국과 대만, 그리고 강해진 중국을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 일본 야구 대표팀 선수단. ⓒ 연합뉴스

이시이 감독에게 '6경기 내내 희생번트를 한 번도 대지 않은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 이시이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마루야마가 말한 것처럼 일본 야구와 아시아 야구를 바꾸고 싶다는 마음으로 대회에 나왔다. 아시아 야구는 스몰볼을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번트, 세이프티 번트, 스퀴즈 번트. 이런 야구 재미없지 않나? 더 강한 야구를 하지 않으면 미국을 이길 수 없고, 여기서 더 수준을 올릴 수도 없다. 희생번트를 대기보다 적극적으로 치면서 빅이닝을 만들어야 야구가 더 매력적인 스포츠가 될 수 있다. 더불어 그래야 아시아 야구의 수준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전했다. 우리는 그런 상황에서도 사인을 내지 않았다. 보낼지 칠지 모두 선수 개인이 판단했다. 그렇게 해서 이번 대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우승하지 못했지만) 그런 야구를 통해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시이 감독은 뿌리부터 사회인 야구인이다. 게이오대학을 졸업하고 1987년부터 1998년까지 도쿄가스에서 포수로 뛰었다. 1986년 드래프트에서 다이요 웨일스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사회인 선수가 안정적인 수입과 긴 직업 수명을 보장할 수 있다고 판단해 프로야구 선수가 되지 않았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사회인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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