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속 출항했던 황선홍호, 압도적 화력으로 AG ‘금메달’ 결실 이뤘다

[골닷컴] 이정빈 기자 =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이하 황선홍호)이 사상 첫 아시안게임 ‘3연패’를 이뤘다. 우려 속 출항했던 황선홍호가 안전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황선홍호는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황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분 만에 실점했지만,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조영욱(김천상무)이 역전극을 만들었다.

숙적과의 한판에서 승리를 거둔 황선홍호가 아시안게임 축구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대회 3연패는 한국이 최초다. 이 대회를 통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홍현석(KAA 헨트), 정우영 등이 병역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대회에 앞서 황선홍 감독을 향해 우려의 시선이 쏟아졌다.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일본과 만나 0-3으로 대패해 황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강인, 홍현석, 조영욱 등 주축 선수들의 출격에도 힘 한번 못 쓰고 무너졌다.

아시안게임에 앞서 진행한 중국과의 평가전에서도 우려를 씻을 수 없었다. 첫 경기 3-1로 승리했으나, 중국의 거친 태클 속 엄원상(울산현대)이 발목을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두 번째 경기에선 일격을 맞아 0-1로 패하기도 했다. 여기에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강인의 합류 시점조차 잡히지 않아 비판이 더욱 거세졌다.

기대보단 걱정이 앞섰던 황선홍 감독은 본선에서 모든 걸 뒤바꿨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과 적절한 선수 로테이션으로 큰 어려움 없이 대회를 치렀다. ‘해외파’ 이강인, 정우영, 홍현석이 뛰어난 활약을 펼친 가운데, 백승호(전북현대), 황재원(대구FC), 조영욱 등 국내파 선수들도 제 몫을 다했다.

조별리그부터 골폭풍을 퍼부은 황선홍호는 이번 대회에서 27골을 작렬했다. 조별리그 1차전 쿠웨이트전 9골을 시작으로 조별리그에서만 16골을 기록했고, 16강에서 키르기기스탄을 만나 5골을 넣었다. 8강 중국전 2골, 4강 우즈베키스탄전 2골을 추가한 이들은 결승전 일본과의 맞대결에서도 2골을 올려 대회 전 경기 멀티 득점을 달성했다.

지난 대회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9골을 넣어 특급 활약을 펼쳤는데, 이번 대회에선 정우영이 8골을 넣어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여기에 조영욱(4골), 백승호(3골), 홍현석(3골) 등 총 11명의 선수가 득점을 기록해 화력쇼에 동참했다.

황선홍 감독은 대회 기간 선수 관리에도 집중했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이강인에게 제한된 출전 시간만 부여해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관리를 받은 이강인은 출전 시간 동안 굵직한 활약상을 보이며 팀을 진두지휘했다.

기분 좋게 결승전을 마친 황선홍 감독은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노력한 결과다. 한국에서 늦게까지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기쁨을 드린 것 같아 좋다. 오늘 밤은 좀 즐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하는 일은 부담이 된다. 그러나 그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여러 일이 있을 것 같은데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라고 다가올 파리 올림픽으로 초점을 옮겼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