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母 “그만 기권해” 울며 소리쳤지만…무릎에 테이핑 ‘덕지덕지’ 끝까지 경기 뛰어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천위페이를 상대 하던 중 무릎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의료진에게 응급조치를 받고 있다. 항저우=연합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았던 안세영은 테이프를 칭칭 감고 결승 경기를 뛰었다. 항정우=뉴스1

 
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21·삼성생명)이 투혼 끝 금메달을 목을 걸었다.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이 열렸다. 이날 안세영은 숙적 천위페이(중국·세계랭킹 3위)를 만나 2-1(21-18, 17-21, 21-8)로 승리했다.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았던 안세영은 테이프를 칭칭 감고 경기 내내 극심한 고통을 이겨내야 했다. 1세트 18-17로 접점인 상황, 안세영은 아픔에 경기 중단 뒤 잠시 치료를 받았다. 이후 33분간의 혈투 끝에 21-18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현장에서 딸의 결승전을 지켜보던 안세영 어머니는 경기 도중 쓰러진 안세영에 울면서 “그만 기권하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안세영은 다시 일어나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 중간 중간마다 무릎을 부여잡고 아파하던 안세영은 그렇게 결국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안세영은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라며 “어머니의 외침이 들리진 않았다. 들렸어도 기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세영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환호하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항정우=뉴스1

 
이번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은 안세영에게도 한국에도 특별하다.

안세영은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대회’ 때 1회전에서 천위페이를 만나 0-2로 완패했다. 5년 뒤인 지난 7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천위페이를 다시 마주하게 된 안세영은 끝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안세영의 투혼 끝에 얻어낸 금메달은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역대 두 번째 우승이다. 1994년 일본 히로시마 대회(방수현) 뒤 29년 만의 금메달이다.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메달 수여식에서 금메달을 받고 좋아하고 있다. 항저우=뉴스1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