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배제' 초라해지는 우주항공청…박완수 직격 "모든 기능 관리해야"
"우주항공 컨트롤타워 역할하려면 모든 기능 통합 관리해야"
연구개발 기능 여야 견해차로 우주항공청 특별법안 처리 불발
연내 개청 무산에 장기 표류 가능성도
박완수 경남지사는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모든 기능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지사를 단장으로 한 '우주항공 국제협력 경남대표단'은 6일(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나사(NASA)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에서 "이번 나사 방문을 통해 우주항공청이 우주항공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려면 관련된 모든 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주항공청의 성공적인 안착과 우주산업 육성을 통해 경남에 기업과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의 이런 발언은 한국형 나사로 불리는 우주항공청의 '연구개발' 수행 기능을 아예 배제해야 한다는 대전이 지역구인 조승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안건조정위원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애초 여야는 추석 전인 지난달 25일까지 우주항공청 특별법안 처리를 마무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원내 지도부 총사퇴 등 민주당 내부 상황 탓에 이를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열린 회의에서도 여야가 견해차를 보이며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가장 큰 쟁점은 우주항공청의 연구개발 기능 여부다.
조 위원장은 항공우주연구원 등과의 업무 중복으로 '옥상옥'이 될 수 있다며 우주항공청의 연구개발 직접 수행은 곤란하다는 주장을 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우주항공청의 연구개발 기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항공우주연구원·천문연구원 등 기존 연구기관이 수행할 수 없는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는 우주항공청이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끝까지 연구개발 기능을 반대한다면 300명 규모로 출범할 우주항공청의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경남도가 정주여건을 개선하고자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사천을 우주항공복합도시로 만들려는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도는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교통과 문화, 교육여건 등 도시의 전반적인 기능과 정주여건을 강화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우수 인재를 유입하기 위해 우주항공청 주변 교육·주거 인프라 조성의 책무를 정부와 지자체에 부여한다는 조항이 삭제됐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우주항공청은 하나의 청 단위 기관인데 그것을 하기 위해 지자체에 정주 여건 조성 책무를 지워야 하냐"고 반대했다.
결국 여야가 법안을 결론 내기로 한 합의 처리 시한을 저버리면서 연내 사천 개청은 물 건너 간데다 우려했던 우주항공청의 반쪽짜리 출범이 현실화되고 있다. 우주항공 정책을 관장할 컨트롤타워라는 이름에 맞지 않는 초라한 위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특별법안의 장기 표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조 위원장은 당시 회의 말미에 "간극이 얼마나 좁혀질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임시청사 등 개청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인 경남도의 입장에서는 연내 개청의 마지막 불씨가 여야 입장차로 꺼져버리니 답답할 노릇이다.
한편, 1959년에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는 미국 최대의 연구조직이자 최초의 우주센터로, 지구와 태양계를 포함한 우주 관측을 하고 있다.
1990년에 발사된 '허블 우주 망원경'의 지상 제어 센터 역할을 수행하고, 2021년에 발사한 현존 최대의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개발·운영을 맡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박 지사는 "나사는 경남도와 출범을 앞둔 우주항공청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인력 양성과 인적교류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매킨지 리스트럽 우주비행센터장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했을 때 직접 안내했으며, 대한민국이 우주항공청 설치를 위한 관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경남대표단은 전날에는 나사 본부를 찾아 우주항공청 관련 산업 육성과 인재 유입을 위한 우주항공복합도시 등에 관해 의견을 들은 데 이어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에서 기능과 조직, 주요 연구 프로젝트 등을 파악했다.
도는 우주탐사·연구개발기관이자 메릴랜드주의 대표 랜드마크인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앞으로 우주항공복합도시 설계를 위한 밑그림에 적용할 방침이다.
경남대표단은 미국 서부지역으로 넘어가 '제21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 참석한다. 도내 중소기업의 미주 시장 개척을 위한 행보를 이어간 후 13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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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최호영 기자 isaac042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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