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4연패 달성했지만…한국 야구에 주어진 분명한 숙제 [이한주의 항저우 레터]
“중국은 이곳 사오싱에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를 건립하는 등 야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더 발전시키려면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경기였던 홍콩전을 하루 앞두고 있었던 지난달 30일.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 훈련을 진행하던 중 취재진과 만나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때 한 중국 기자는 위와 같은 질문을 날렸습니다.
그동안 ‘야구의 변방’으로 불렸던 중국이지만, 야구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당시 류 감독은 통역기를 통해 “지난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 때는 대회가 끝난 뒤 경기장들을 모두 폐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는 이 경기장들을 유지한다고 들었다. 앞으로 이런 구장들에서 국제대회들을 유치한다면 야구 인프라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친절하게 답변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2010 광저우 대회,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야구 4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죠. 특히 세대교체를 감안해 젊은 선수들로 꾸려진 대표팀이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욱 값진 결과물이었습니다.
이번 대회 야구 종목에서는 또한 개최국 중국의 강세가 도드라졌습니다. 중국은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1-0으로 격파하며 A조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는 등 한층 강해진 전력을 과시했습니다. 중국이 일본을 국제대회에서 제압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었습니다. 비록 일본과의 재대결로 진행된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3-4로 패하며 4위에 머물렀으나, 저력을 보여주기엔 충분했죠.
중국 야구의 이 같은 성장은 결코 요행이 아니었습니다. 중국은 최근 야구 인프라를 성장시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했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이 진행된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가 좋은 예시입니다. 이곳에는 국제 규정에 맞게 야구 경기를 할 수 있는 야구장 2개가 있으며, 메인 소프트볼 구장, 보조 소프트볼 구장도 위치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기량도 몰라보게 성장했습니다. 일본과 미국 등에서 야구를 배운 선수들이 주축이 됐고, 젊은 선수들은 이들에게 기술, 노하우 등을 전수 받았습니다. 그 결과 중국은 예전과는 달리 짜임새 있는 전력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대만 야구 역시 몰라보게 발전했습니다. 그동안 일본, 한국에 이어 아시아 야구 3등으로 분류됐던 이들은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0-4 완패의 아픔을 안기며 B조 조별리그 1위에 오르는 등 선전했습니다. 결승에서는 설욕을 다짐하고 결의에 불탄 우리 선수들을 넘지 못했으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대표팀을 긴장하게 만들었죠.
이처럼 무섭게 가속화 되고 있는 중국, 대만 야구의 성장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그것은 바로 현실에 안주하고 도태된다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중국, 대만을 제외하고도 우리는 이미 올해 초 진행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호주 야구의 눈부신 성장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서며 분명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주변 국가들의 발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인프라를 비롯해 선수들의 기량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 야구는 이곳 항저우에서 세대교체는 물론이고 금메달까지 수확하는 등 많은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내 금메달을 차지한 대표팀의 선전에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다만 이들이 주변 국가들의 성장이라는 현실과 마주하게 된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더 발전하지 못하고 퇴보할 시 한국 야구는 아시아 3등, 4등으로 전락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부디 야구계만큼은 항저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앞으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더 매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항저우 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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