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정의선 39년 양궁 후원, 항저우도 명중… 현대車 기술력은 장비·훈련도 도왔다

대한민국 양궁이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1개 메달을 얻으며 실력을 과시한 가운데, 39년째 적극적인 후원을 펼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지원이 화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 인도와의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제덕, 이우석, 오진혁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부터 39년째 한국 양궁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협회 후원 중 가장 오랜 기간이다. 정의선 회장은 2005년부터 19년간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대한민국 양궁은 AI, 비전 인식, 3D 프린팅 등 현대차그룹의 R&D 기술을 활용한 훈련장비와 훈련기법을 적용했다.

현대차그룹은 3D 프린터로 선수의 손에 최적화한 ‘맞춤형 그립’을 제작해 대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장비인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 베이스화하는 ‘점수 자동기록 장치’,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를 개발해 선수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번 대회를 위해 컴파운드 종목 전용 슈팅머신을 개발하고, 3D 프린터로 컴파운드용 맞춤형 그립과 조준 보조장비를 제작해 컴파운드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의 후원은 과거 외국산 제품이 장악하고 있던 활 시장에서 한국산을 대세로 만들었다. 1986년 서울 아시아 대회를 앞두고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정공에서 레이저를 활용한 연습용 활을 제작, 양궁 선수단에게 제공하면서부터다.

1990년대 말에는 양궁 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외국 메이커가 신제품 활을 자국선수들에게만 제공하자, 정 명예회장은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한국선수들의 체형에 맞는 경쟁력 있는 국산 활 개발을 주문했다. 집무실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시간이 날 때마다 양궁 관계자들과 해외 제품 및 국산 제품간 비교 품평회를 갖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양궁협회와 함께 항저우 대회 맞춤형 후원도 꼼꼼하게 펼쳤다. 대회 전 진천선수촌은 항저우 양궁 경기장을 그대로 옮긴 ‘가상의 항저우’로 꾸몄다. 대회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대와 사로 등 경기장 색상, 전광판 디스플레이, 구조물, 경기장 현장의 소음까지 똑같이 구현했다.

경기장에서 약 3㎞ 떨어진 호텔에는 전용 휴게 공간을 마련했다 선수들이 경기 전후 빠르고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휴게 공간에서는 물리 치료를 받고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했고, 샌드위치와 유부초밥, 주먹밥, 과일 및 음료 등 다양한 간식을 구비해 피로를 풀도록 도왔다.

경기 기간에는 선수들에게 점심으로 한식을 제공하기 위해 항저우의 유명 한식당과 계약을 맺었다. 선수들이 선호하는 메뉴를 선정하고, 식자재 구매부터 조리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한다. 쌀밥과 숭늉, 된장찌개, 소불고기, 오리주물럭, 묵은지 닭찜, LA갈비, 전복구이 등 식단 구성은 매일 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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