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김지운 감독이 고백한 모든 배우·영화감독의 괴로움…"덕분에 좋은 영화 탄생" [MD이슈]

노한빈 기자 2023. 10. 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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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 / 부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부산 노한빈 기자] 배우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이 모든 배우, 영화감독들이 겪는 괴로움을 고백했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거미집' 오픈 토크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지운 감독과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가 참석했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첫선 보이기도 한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렸다.

배우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 / 마이데일리

이날 송강호는 "제가 맡은 김열이라는 감독과 실제 김지운 감독님이 마음적으로 동의가 되고 동질성 있다"며 "배우만 쭉 해오다 보니까.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니까 그 순간은 외롭다. 어떤 때는 감독은 '컷, 오케이'만 하니까 참 편한 위치다 싶었다"고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이어 "배우만 너무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해 보니까 배우들은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감독은 뭐든 책임을, 뭐든 결정을 본인이 해야 해서 이야기할 수 없다. 그만큼 무서운 게 없더라"라면서 "연기하면서 김지운 감독님이나 영화감독님의 마음을 조금 알겠더라"라고 덧붙였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외롭고 고독하다"고 감독이라는 직업을 설명한 그는 "인간적으로 연민이 가는 위치에 있는 분야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김지운 감독은 "'거미집'을 통해 더 구체적인 감독의 감정을 느꼈겠지만 이미 그전에 감독이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아셨던 것 같다"며 "감독의 힘든 점은 오케이 사인을 해야 하는데 이게 맞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마치 도박판에서 자기 전 재산을 걸고 올인했는데 이게 잘 가는 건지 모르겠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게 맞는 건가', '내가 잘못 됐는데 오케이를 내린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그는 "모든 시선들이 일시에 저를 보면서 '이게 맞는 겁니까' 물어보는데 제가 약해지면 안 된다. 감독이 약해지거나 명확하지 않으면 다 흔들리게 되니까 그런 공포와 두려움을 감춘다. 아프면 아프고, 불안하면 불안하고, 힘들면 힘들다고 해야 하는데 그걸 감추고 힘 있게 나가야 되고 다른 배우들한테 믿음을 줘야 한다"고 영화감독의 고충을 알렸다.

"나도 모르는데"라고 강조한 김지운 감독은 "그럴 때가 좀 힘들고 외로웠던 것이 같다. 모든 감독이 그러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김열 감독이 스스로를 의심하며 내뱉은 대사 '어쩌면 제가 재능이 없는 걸까요'를 언급하며 송강호에게도 그렇게 자문한 순간이 있었는지 묻자 그는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의 공통점 일 것"이라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 물음을 던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재능을 떠나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정확한가', '올바르게 이끌려가고, 연기하고 있나' 이런 것들이 계속 자기를 괴롭히는 것 같다"면서 "그 괴로움 덕분에 좋은 장면이 나오는 거고 좋은 연기가 나오지 않나 싶다"고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고민을 털어놨다.

한편 '거미집'은 지난 9월 27일 개봉했으며,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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