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브루스 보치 감독의 매직 터치 [SS집중분석]

문상열 2023. 10. 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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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브루스 보치 감독이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1차전을 승리를 이끈 뒤 레인저스 팬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볼티모어(메릴랜드주)|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메이저리그 감독 가운데 불펜 운영의 최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 브루스 보치 감독(68)이다. 야구인 모두가 인정한다.

보치 감독은 SF 자이언츠를 3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명장이다. 2019시즌 후 2년 연속 승률 5할 이하로 처진 뒤 계약 만료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은퇴를 선언한 것은 아니었다. 3년 동안 야인 생활을 한 보치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텍사스가 3년 계약으로 영입했다.

2021시즌 후 코리 시거-마커스 시미엔 키스톤 콤비에 5억 달러를 투자했고, 지난해 오프시즌에는 제이콥 디그롬(5년 1억8500만 달러), 네이선 이발디(2년 3400만 달러), 앤드류 헤이니(2년 2500만 달러) 등 선발과 불펜의 윌 스미스(1년 150만 달러) 등 마운드 보강을 위해 총 2억4550만 달러를 퍼부었다.

모든 구단이 그렇듯 전력이 업그레이드됐다고 판단하면 장기레이스에서 이기는 야구를 하는 베테랑 감독을 선택한다. 보치의 선택은 2023년 포스트시즌을 가겠다는 의지였다. 산전수전 다 겪고 공중전까지 치르며 WS를 3차례 일군 ‘보치 매직’은 단숨에 드러났다. 예상을 깨고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제치고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162경기 일정의 장기레이스는 마운드를 아무리 두껍게 해도 부족하다. 부상자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디그롬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전반기 승승장구했던 이발디도 팔뚝 부상으로 장기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 불펜도 전반기 마무리를 맡은 윌 스미스가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텍사스의 크리스 영 GM은 좌완 조던 몽고메리(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베테랑 맥스 셔저(뉴욕 메츠), 아롤디스 채프먼(캔자스시티 로열스) 등을 영입해 선발과 불펜을 지켰다.

야구는 부진할 때 전염이 되는 특징이 있다. 선두를 질주하다가 6월,7월 주춤했다. 포스트시즌을 확정하는 9월에는 4연패를 두 차례나 하면서 휴스턴에 선두를 빼앗기고 최종일 시애틀 매리너스에 져 90승72패로 동률을 기록하고도 정규시즌 열세로 지구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팀의 가을 야구는 2017년 이후 6년 만의 쾌거였다.

보치 감독의 텍사스는 정규시즌 99승을 거둔 탬파베이 레이스를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2승으로 제쳤다. 8일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서도 적지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3-2, 1점 차로 누르고 포스트시즌 3연승 행진을 벌였다. 모두 적지에서 거둔 승리다.

9회 선두 타자를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무실점으로 3-2, 1점 차 승리를 지킨 텍사스 레인저스 마무리 호세 러클락이 포수 조나 하임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볼티모어(메릴랜드주)|AFP연합뉴스


보치 감독의 SF WS 3회 우승의 힘은 불펜 운용이었다. 2012년 우승 때 사이영상을 2회 수상한 팀 린시컴을 불펜의 롱맨으로 활용했다. 2014년 3번째 우승 때 선발 메디슨 범가너를 7차전에 5이닝 세이브 투수로 만들었다. WS 사상 5이닝 세이브는 처음이다.

8,9월에 무너졌던 불펜은 포스트시즌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2경기에서 불펜은 4.1이닝 2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으로 팀을 디비전 시리즈로 이끌었다. ALDS 1차전에서 보치 감독은 2명의 선발을 투입했다. 선발 앤드류 헤이니(3.2이닝 1실점)과 데인 더닝(2이닝 1실점)에 이어 4명의 불펜 투수가 무실점으로 볼티모어 공격을 막았다.

1점 차에서 불안했다. 7회 조시 스보스는 선두타자 애런 힉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8회 채프먼은 연속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마무리 호세 러클럭도 9회 선두타자 거나 헨더슨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스보스-채프먼-러클럭은 선두타자를 출루시키고도 무실점으로 1점 차를 지켜 첫판을 승리로 이끌었다.

8일 볼티모어 캠든야드에서 벌어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텍사스 레인저스-볼티모어 올리올스전에 팬티 차림으로 구장에 난입한 팬을 경찰이 끌고 가고 있다. 볼티모어(메릴랜드주)|AFP연합뉴스


보치 감독의 불펜 운용은 뚝심과 선수에 대한 신뢰다. 채프먼이 마감 시한에 마무리로 영입된 뒤 잇단 블로운 세이브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셋업맨으로 보직을 바꾸고 러클럭에게 뒷문을 맡겼다. 보치 감독의 매치 터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흥미롭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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