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의 음악 기억나시나요? 그 감독의 영국 데뷔 무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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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오징어게임〉과 〈기생충〉의 음악감독 정재일의 데뷔 공연이 있었다.
K-뮤직 페스티벌의 개막 작품으로 기획된 이 공연에서 정재일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영국 관객에게 자신의 음악을 선보였다.
연주에 앞서 차근차근한 말투로 각 작품과 얽힌 짧은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관객을 웃게 만든 정재일은 음악이 시작되자 금세 다른 사람으로 돌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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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오징어게임〉과 〈기생충〉의 음악감독 정재일의 데뷔 공연이 있었다. K-뮤직 페스티벌의 개막 작품으로 기획된 이 공연에서 정재일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영국 관객에게 자신의 음악을 선보였다.
공연은 올해 초 세계적인 음반사 데카 (Decca)를 통해 발매한 개인 앨범 〈리슨(LISTEN)〉의 수록곡 'Ocean Meets the Land'와 'Esthesia'로 시작되었다. 무대 중앙에 놓인 그랜드 피아노로 연주를 마친 그는 양손으로 마이크를 움켜쥔 채 준비해 온 영어 멘트로 객석에 말을 건넸다.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고 고백하자 관객은 웃음을 터트리며 따뜻한 격려의 환호를 보냈다.
웃음과 박수가 가라앉자 리코더가 새된 소리로 337 리듬의 멜로디를 연주했다. 〈오징어게임〉 메들리였다. 극의 특정 장면과 감정에 맞아떨어지도록 작곡된 짧은 음악들을 이어 영상 없이 소리로만 경험하는 데서 오는 아쉬움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순수한 듯 기괴하게 비틀린 정재일의 음악은 관객을 〈오징어게임〉의 세계로 순식간에 끌어들였다. 내가 한국에서 어린 시절부터 듣고 자란 멜로디와 리듬을 유럽 오케스트라가 눈앞에서 재현하고, 그 소리에 현지 관객이 뜨겁게 반응하는 모습은 한없이 낯설었다.
이어진 순서는 앨범 '시편(Psalms)' 속 '메모라레(Memorare)'였다. '시편'은 5.18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영상 음악을 재구성한 앨범이다. 가톨릭의 성모 마리아에게 바치는 기도문 '기억하소서'를 인용한 '메모라레'에서 합창단은 6분 남짓한 연주 내내 '메모라레(기억하소서)'의 단어를 반복한다. 비록 음원이긴 했지만 읊조리듯 무반주로 시작한 합창이 둔중한 저음의 오케스트라와 만나 고조되고, 종국에는 기도라기보다는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르며 음악이 끝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공연 2부는 영화 〈브로커〉의 음악으로 시작해 〈기생충〉으로 이어졌다. 연주에 앞서 차근차근한 말투로 각 작품과 얽힌 짧은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관객을 웃게 만든 정재일은 음악이 시작되자 금세 다른 사람으로 돌변했다. 피아노 건반을 내려치다가, 벌떡 일어서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다가, 다시 기타를 휙 뒤로 돌려 매고 왼손으로는 피아노를, 오른손으로는 오디오 믹서를 사용, 소리를 섞었다. 악기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그의 모습에서 온갖 장르를 종횡무진해 온 그의 긴 음악 여정이 엿보였다.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던 만큼 〈기생충〉 메들리는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믿음의 벨트'와 '짜파구리'를 연주할 때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더 신이 났는지 관객이 더 흥분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고, 음악이 끝나자 무대 위아래가 다 같이 영화를 감상하기라도 한 양 즐거워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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