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수도 뉴욕 미술관 산책
클래식과 모던이 공존하는 미국 뉴욕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도시다. 세계 금융·정치·패션·쇼핑·예술의 중심 도시이면서 타임스스퀘어, 자유의 여신상, 센트럴파크, 브로드웨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브루클린 브리지 등 세계적 관광 명소도 즐비하다. 누가 뉴욕 대표 스폿을 추천하느냐에 따라 여행 순서도, 가봐야 할 장소도 천지 차이다. 가는 곳마다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인생 작품이 되다 보니 모든 곳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만큼 매력적이다. 그렇기에 이것저것 가볍게 훑기만 하면 이 도시가 가진 진짜 매력을 놓치고 마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누군가 내게 뉴욕 여행에 관한 조언을 구한다면 "뉴욕이야말로 목표 지향적인 여행이 필요한 도시"라고 말해준다. 도시의 화려함을 쫓는 것도 좋고, 세계적 명소를 순서대로 방문하는 일정도 매력적이다. 세계의 멋과 맛을 탐닉하는 일정도 잠시 뉴욕커가 돼 일상을 따라가 보기에 꽤나 괜찮은 선택지다.
어떤 목표를 정하든 그건 여행자의 자유다. 다만 꼭 염두에 뒀으면 하는 부분은 뉴욕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여행해야 하는 도시라는 점이다. 도시 구석구석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뉴욕이 가진 진짜 매력을 더 많이 느껴보길 추천한다. 이번 뉴욕 여행은 '미술관 산책'이라는 키워드로 뉴욕의 세계적인 미술관을 둘러보며 세계 최고 문화예술을 탐닉해보려 한다.
세계 문화 교류의 장
현대 도시 문명의 상징과도 같은 뉴욕에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뉴욕현대미술관, 휘트니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을 필두로 100여 개의 크고 작은 미술관과 각종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다. 어느 날부터 세계 미술의 전진기지가 유럽에서 뉴욕으로 넘어온 듯싶다. 유명 건축가가 세운 기념비적 미술관에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명작들이 소장돼 있고, 창의적인 큐레이션과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탄탄한 특별 기획전이 끊임없이 이어지니, 뉴욕이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불리는 것에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테다. 뉴욕은 미술의 향기를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세계 문화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매년 수천만 명이 뉴욕 미술관에서 예술적 영감과 잊지 못할 추억을 얻어온다.뉴욕 미술관 산책을 위한 행선지는 현대 예술을 선도하는 여러 아트 시설을 갖춘 '맨해튼'이다. 미국 동부 해안에 자리한 뉴욕은 맨해튼과 브루클린, 퀸스, 브롱크스, 스테튼 아일랜드 등 5개 독립구로 나뉘는데 뉴욕 중심지 맨해튼은 허드슨강과 할렘강, 이스트강으로 둘러싸인 뉴욕의 섬이다. 크기는 여의도의 11배다. 뉴욕 하면 떠오르는 브로드웨이, 센트럴파크, 링컨센터, 차이나타운, 브루클린 브리지 등이 이곳에 모여 있다. 개인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이 도시를 방문했건 일정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이 항상 맨해튼이었다. 다양한 관광 명소, 패션, 문화, 음식이 녹아든 맨해튼은 무척이나 방대하기에 이곳을 방문하면 더욱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월드트레이드센터 지하철역 출구로 나왔다면 허드슨강 밑을 통과해 맨해튼에 제대로 도착한 것이다. 이곳에는 9·11테러로 사라진 세계무역센터 빌딩 자리에 건립된 '9·11 메모리얼 파크'가 있다. 바쁜 걸음이지만 무고하게 희생된 이들을 위한 묵념과 추도의 시간은 꼭 갖길 권한다. 이제 첫 번째 목적지인 '휘트니미술관'으로 향하자. 세계 금융의 중심 월스트리트 주변을 지나 다양한 브랜드 매장이 모인 소호를 거쳐 'MJ' '해밀턴' '라이언 킹' '위키드' 등 세계적 뮤지컬과 연극의 공연장으로 활기가 넘치는 '브로드웨이'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고가철도를 도시 정원으로 재창조한 '하이라인'을 만나게 된다. 휘트니미술관은 하이라인 남쪽 끝 지점, 허드슨 강변에 위치해 있다.
뉴욕 핫플 첼시마켓
첼시 지역까지 내려왔으니 흉물로 남아 있던 오레오 제조공장을 원형 그대로 살려 새롭게 단장한 '첼시마켓'을 들러보자. 리모델링했다고는 하지만 건물 자체는 거의 100년 전 모습 그대로다. 화장실마저도 사진을 찍고 싶을 정도로 세심한 조명과 장식이 돋보이며 웬만한 미술관보다 더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빵, 차, 식료품, 소품 등 다양한 취급 품목에 빈티지한 로고와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갖춘 매장들이 입점해 있으니 구입한 음식을 맛보기에도 좋다.뉴욕을 대표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끼고 돌면 32번가의 또 다른 이름, 코리아타운을 만나게 된다. 주말이면 코리아타운의 한식당을 찾는 뉴요커들이 모여들어 지나다니기도 어려울 만큼 붐빈다. 맨해튼 한복판에 자리한 코리아타운을 보며 자긍심이 차오를 때쯤 뉴욕을 대표하는 관광지 '타임스스퀘어'에 다다르게 된다. 타임스스퀘어는 원래 '롱에이커 스퀘어'로 불렸지만 1904년 뉴욕타임스 본사가 이곳에 들어오면서 지금 이름이 됐다. 24시간 꺼지지 않는 오색찬란한 LED(발광다이오드) 광고판, 활기 가득한 북적거리는 거리, 수많은 레스토랑과 쇼핑센터 등으로 둘러싸인 최고 번화가 타임스스퀘어는 어느 특정 지점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브로드웨이와 7번가, 42번가, 47번가가 교차하는 지대를 의미한다. 각양각색 인종과 특색 있는 사람들로 눈이 지루할 틈 없는 타임스스퀘어는 뉴욕 여행에서 빼놓아서는 안 될 대표 관광지다. 타임스스퀘어에 들렀다면 세계적인 뮤지컬 한 편은 꼭 보고 가자. 입맛 당기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진보한 뉴욕의 맛을 음미하며 시원한 맥주를 곁들여도 좋다.
※ 주간동아 1411호에서 '세계의 수도, 뉴욕 미술관 산책' 두 번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재이 여행작가는…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금은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로 이주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여행 콘텐츠 를 생산하는 노마드 인생을 살고 있다.
재이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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