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 세리머니로 기쁨 만끽… 축구 우승에 힘 보탠 ‘꼴통’ 수비수
8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
일본을 2대1로 꺾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돌면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다 취재진의 카메라가 다가오자 한 선수가 동료인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의 볼에 냅다 뽀뽀를 갈겼다. 이번 대회에서 왼쪽 풀백으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한 박규현(22·드레스덴)이었다.
박규현은 항저우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만 하다.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지난 6월 두 차례 A매치에 나서 그리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선 왼쪽 풀백으로 5경기에 출전해 뛰어난 압박 능력과 수비력을 선보이며 황선홍호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일본은 박규현에 막혀 오른쪽 측면에선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다. 최근 한국 축구가 고질적인 측면 수비수 부족 문제를 겪는 상황에서 박규현이 새로운 희망을 안긴 것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내에서 박규현을 부르는 별명은 ‘꼴통’. 최고참 박진섭은 박규현을 ‘분위기메이커’라 칭하며 “참 자유분방하다. ‘세상엔 이런 친구도 있구나’란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다”며 웃었다.
박규현은 지난 중국과 8강전에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그가 한국 진영으로 달려가려는 상대 공격수 팡하오의 바지를 잡아채자 팡하오는 흥분해 몸으로 박규현의 가슴을 밀었다. 양팀 선수들이 몰려드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박규현은 자신은 아무 죄가 없다는 듯 두 손바닥을 보인 채 그 현장을 빠져나갔다. 박규현이 영리하게 싸움을 피하면서 사태가 진정됐고, 한국은 쓸데 없는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페이스를 지킬 수 있었다.
박규현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하면서 클린스만 감독이 내달 박규현을 A대표팀에 다시 발탁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울산 현대고를 졸업하고 2019년 독일 베르더 브레멘에 입단한 그는 현재 독일 3부 리그인 디나모 드레스덴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드레스덴은 박규현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자 ‘오늘 박규현이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축하해요 파키(Parki)!’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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