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고 감사합니다"…0구 던지고 금메달, 곽빈 품은 동료들[항저우 NOW]

김민경 기자 2023. 10. 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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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한국야구대표팀 우완 투수 곽빈(24, 두산 베어스)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가시방석이었다.

대표팀 차기 마무리투수로 떠오른 박영현은 "사랑합니다"라고 댓글을 남겼고, 최지민은 "(곽)빈이 형 마음고생 심했는데 수고했어요"라는 글과 함께 곽빈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이번 대표팀에 함께하지 않았지만, 대표팀 대선배인 KIA 타이거즈 좌완 투수 양현종도 곽빈에게 댓글로나마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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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운드 끝내 오르지 못한 곽빈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너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한국야구대표팀 우완 투수 곽빈(24, 두산 베어스)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가시방석이었다. 류중일 한국 감독은 곽빈을 문동주(20, 한화 이글스)와 함께 원투펀치로 낙점하고 중용할 계획을 세웠는데, 결과적으로 곽빈은 샤오싱 마운드에서 공을 단 하나도 던지지 못했다.

곽빈이 지난 1일 홍콩과 조별리그 첫 경기 선발 등판을 앞두고 스트레칭을 하다 등에 담이 걸리면서 류 감독의 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졌다. 곽빈은 결국 한국이 6경기를 치르는 동안 공 하나도 던지지 못하고 조금은 머쓱하게 동료들의 땀으로 일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에 병역 혜택이 걸려 있었기에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는 없었다.

등판 시도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류 감독은 곽빈이 슈퍼라운드 이후로 등판이 가능하다고 했고, 실제로 6일 중국과 슈퍼라운드 2번째 경기에서는 기용하려 했다. 그런데 중국전 선발투수 원태인이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곽빈 등판 계획은 무산됐다. 곽빈은 2018년 프로 데뷔 첫해 불펜으로 경험을 쌓긴 했지만, 프로 커리어 대부분을 선발투수로 지낸 선수다. 류 감독은 접전에서 100% 컨디션을 확신할 수 없는 곽빈을 쓰는 대신 전문 불펜 투수를 기용하는 쪽을 선택했다.

7일 열린 대만과 결승전도 마찬가지였다. 선발투수로 곽빈이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류 감독은 문동주를 낙점했다. 문동주는 지난 2일 대만과 조별리그 2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실점에 그쳐 패전을 떠안았으나 구위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는, 대표팀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를 아낄 이유가 없었다.

류 감독은 "내가 판단했을 때는 곽빈보다 문동주의 현재 컨디션이 훨씬 나았다. 그래서 문동주를 선택했다"고 이야기했다.

▲ 문동주(왼쪽)와 곽빈 ⓒ 연합뉴스
▲ 금메달 셀카를 함께 찍는 한국 선수들 ⓒ 연합뉴스

문동주는 대만과 결승전에서 6이닝 3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 무결점 투구를 펼치면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남은 3이닝은 대회 기간 필승조 임무를 맡았던 최지민(1이닝)-박영현(1이닝)-고우석(1이닝)이 무실점 릴레이 호투를 펼치며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 이어 4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곽빈은 불펜 피칭을 하는 등 마운드에 서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빈이 공을 하나라도 던졌으면 선수의 마음이 조금 더 편할 수 있었겠으나 류 감독은 최상의 컨디션인 선수를 내보내 최고의 성과를 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곽빈은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자신의 SNS에 "너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라는 짤막한 소감을 남겼다. 곽빈을 대신해 에이스 임무를 톡톡히 해낸 문동주와 포옹한 사진도 함께 올리면서 "룸메이트 고마워"라고도 적었다.

대표팀 동료들은 그런 곽빈을 다독였다. 대표팀 차기 마무리투수로 떠오른 박영현은 "사랑합니다"라고 댓글을 남겼고, 최지민은 "(곽)빈이 형 마음고생 심했는데 수고했어요"라는 글과 함께 곽빈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이번 대표팀에 함께하지 않았지만, 대표팀 대선배인 KIA 타이거즈 좌완 투수 양현종도 곽빈에게 댓글로나마 박수를 보냈다.

▲ 4연속 금메달을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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