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탈락→AG WC→붕대 투혼→金 향한 포효와 눈물…박진섭 선수, 이제 웃어도 됩니다 [항저우AG]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3. 10.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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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섭만큼 이번 아시안게임이 간절했던 선수가 있었을까.

아시아 최초의 아시안게임 3연패, 그리고 더욱 밝아진 대한민국 축구 미래.

그만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원했던 박진섭이다.

상무 지원자 중 박진섭이 가장 큰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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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섭만큼 이번 아시안게임이 간절했던 선수가 있었을까. 우여곡절 끝 그는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2-1 역전 승리,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아 최초의 아시안게임 3연패, 그리고 더욱 밝아진 대한민국 축구 미래. 모든 이가 감격하고 또 기쁨을 누릴 때 누군가는 쓰러져 눈물을 흘렸다.

박진섭만큼 이번 아시안게임이 간절했던 선수가 있었을까. 우여곡절 끝 그는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박진섭은 백승호, 설영우와 함께 황 감독의 선택을 받아 와일드카드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이한범과 함께 대한민국의 중앙 수비를 책임진 그는 빈틈없는 플레이로 수차례 위기를 막아냈다.

일본전에선 후반 머리 출혈로 인해 붕대 투혼을 펼치기도 했다. 그만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원했던 박진섭이다. 그의 스토리를 안다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박진섭의 축구 인생은 꽤 험난했다. 대학 시절 공격수로서 U리그 권역 득점왕 타이틀을 얻었던 그는 프로 입문에 실패하는 첫 위기를 맞았다. 이후 대전 코레일에 입단, 주전으로 활약하며 안산 그리너스, 그리고 대전 하나시티즌으로 이적하며 천천히 단계를 밟았다.

공격수였던 박진섭은 미드필더로 변신, 대전의 중원을 지켰다. 그리고 2021시즌부터는 센터백으로도 종종 뛰며 점점 변화하는 포지션에 적응했다.

박진섭은 계속된 변화에 자신을 맞춰나갔다.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2022시즌을 앞두고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그리고 K리그1 수비수 베스트에 선정되는 등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다.

박진섭은 백승호, 설영우와 함께 황 감독의 선택을 받아 와일드카드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이한범과 함께 대한민국의 중앙 수비를 책임진 그는 빈틈없는 플레이로 수차례 위기를 막아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민국 남자라면 한 번은 찾아오는 시기, 박진섭도 점점 입대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그는 2022시즌 후 상무에 지원, 커리어를 이어가려고 했으나 최종 합격자 명단에 들지 못했다. 상무 지원자 중 박진섭이 가장 큰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박진섭에게 있어 항저우아시안게임은 커리어 중단을 피할 마지막 기회였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절실했고 최선을 다했다. 그의 든든한 수비는 화려한 공격력에 가려졌으나 결과가 설명했다.

대한민국은 조별리그 3경기 동안 실점이 없었다. 키르기스스탄과의 16강전,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전, 그리고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실점은 있었지만 대부분 중앙 수비와는 크게 상관없었다.

일본과의 결승전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박진섭은 포효했다. 그리고 제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황 감독이 다가와 그를 다독였을 정도. 이번 아시안게임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알 수 있는 하나의 장면이었다.

마음껏 포효하고 또 울어도 좋다. 다만 이제는 웃어도 된다. 박진섭이 보여준 탄탄한 수비는 대한민국을 아시아 최초의 아시안게임 3연패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자신의 머리와 손, 그리고 발로 만든 결과를 이제는 즐겨도 좋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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