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오늘 첫골 넣을거야" 소름돋는 SON,'2001년생 센터백' 데뷔골 예언적중
"경기장 오는 버스에서 쏘니가 '너 오늘 첫 골 넣을 거야'라고 말해줬다."
캡틴 손흥민의 예언이 적중했다. 토트넘이 7일 밤(한국시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승격팀' 루턴타운 원정에서 10대11의 수적 열세 속에 1대0 짜릿 승리를 거둔 직후 이날 리그 데뷔골, 결승골을 터뜨린 '2001년생 수비수' 미키 판 더 펜이 주장 손흥민의 골 예언을 언급했다.
7경기 무패를 달려온 토트넘은 이날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전반 추가시간 0-0 상황에서 이브 비수마가 할리우드 액션으로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다.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수적 열세에 몰렸다. 무승부를 지키기만 해도 좋을 원정, 그러나 올시즌 지지 않은 토트넘의 위닝멘탈리티는 무시무시했다. 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이어받은 제임스 매디슨이 수비라인을 흔들며 기민하게 움직였다. 매디슨의 컷백을 이어받은 판 더 펜이 지체없이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고, 토트넘은 이 한 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대0, 클린시트 승리를 거뒀다.
토트넘이 리그 8경기에서 6승2무, 승점 20고지에 가장 먼저 오르며 처음으로 깜짝 1위에 등극했다. 9일 맞대결을 앞둔 맨시티(승점 18), 아스널(승점 17)을 각각 2-3위로 밀어냈다. 맨시티와 아스널이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비길 경우엔 A매치 휴식기 이후까지 토트넘의 선두가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승리의 수훈갑, EPL 데뷔골의 주인공인 센터백 판 더 펜은 경기 직후 TN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인크레더블한 경기였다. 우리는 팀으로서 위대한 멘탈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에 와서 토트넘을 위한 첫 골을 기록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 또한 수비수로서 최고인 클린시트를 기록하게 돼 기쁘다"며 웃었다. "매디슨이 컷백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뒤에 서 있었고, 내 왼쪽으로 완벽한 컷백을 건네줬는데 그냥 톡 건드렸을 뿐인데 골이 들어갔다. 어메이징한 기분이었다"며 골 순간을 복기했다.
그는 캡틴 손흥민의 기운을 받은 유쾌한 골 뒷이야기도 전했다. "재밌는 건 경기장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쏘니(손흥민)가 '오늘 우리는 네 첫 골을 만들어줄 거야'라고 했고 나는 '그럴지도 모르지, 누가 알겠냐'고 받아쳤는데 진짜 내 첫 골을 들어갔다. 정말 완벽했다." 대한민국 대표팀 캡틴이기도 한 손흥민은 어린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잘해주는 선수다. A매치에서 오현규가 교체 아웃되자 "현규야, 절대 실망하지 마! 다음에 또 기회가 와. 잘 준비하자"라며 위로하고 격려하는 영상이 팬들 사이에 회자되기도 했다.
이날 76분을 뛴 손흥민은 "선수들이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서 이런 결과들을 얻어내는 것 같다. 사실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명이 퇴장당하고 나서 경기를 다시 이기는 상황이 쉽지 않다. 선수들이 좋은 마음가짐과 좋은 태도로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이런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희생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사실 전반전엔 되게 답답했다. 찬스를 많이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골을 못 넣다 보니까 상대한테 계속 조금은 위협적인 상황들을 만들어줬던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조금 더 차분하자, 조금 더 우리가 볼을 더 빠르게 움직이자라는 것들을 얘기했다. 선수들이 후반전 들어가면서 한 명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를 임했던 게 승리를 가져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토트넘의 시즌 첫 1위 등극에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제 겨우 10월이고 리그 1위가 되는 것은 우리가 시즌을 잘 시작했다는 것 외에는 실질적인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우리는 지금의 위치에 있기 위해 엄청나게 열심히 했고, 내 관점에서는 그들이 결과로 보상을 받고 그것이 우리가 팀으로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했다. 우리가 한 건 정말 좋은 기초를 다진 것 뿐이다. 우리의 목표와 야망은 발전에 있다. 우리가 더 나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 더 나은 팀이 될 수 있는지, 그렇게 한다면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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