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SON, 리더십+예언력 '최고!' 팬들 앞에서 '결승골' 반 더 벤 치켜세웠다 → "너는 오늘 골 넣을거야" 예언도 적중

▲ 루턴 타운전 승리 후 반 더 벤을 팬들 앞에서 치켜세우는 손흥민과 동료들

[스포티비뉴스 = 장하준 기자] 리더십에 이어 예언력도 갖췄다.

토트넘 홋스퍼는 7일(한국시간) 영국 루턴의 케닐워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에서 루턴 타운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번 시즌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캡틴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웠으며, 2선에는 히샤를리송, 데얀 쿨루셉스키, 제임스 매디슨을 배치했다. 바로 아래 3선에는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를 선택했다. 포백은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꼈다.

토트넘은 루턴 타운을 상대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경기 초반 히샤를리송이 1대1 찬스를 맞이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매디슨의 강력한 슈팅 역시 카민스키의 발끝에 걸렸다. 손흥민 역시 슈팅 릴레이에 참여했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루턴 타운은 전반전 내내 토트넘을 상대로 수비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토트넘은 루턴 타운의 수비를 뚫기 위해 총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29분에는 쿨루셉스키가 측면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그러던 와중 전반 추가시간, 이브 비수마가 어처구니없는 퇴장을 당했다. 이미 경고 한 장이 있는 상황에서 프리킥을 얻어내기 위해 시뮬레이션 액션을 시도했다. 하지만 주심의 눈을 피할 수 없었고, 이날 두 번째 옐로 카드를 받았다. 존 브룩스 주심은 비수마에게 경고 누적 퇴장을 선언했다.

비수마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인 토트넘은 자연스레 경기 운영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히샤를리송 대신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를 투입했다.

그리고 후반 7분 반 더 벤이 귀중한 선제골을 터트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볼을 이어받은 제임스 매디슨이 환상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수 한 명을 벗겨냈다. 그리고 골문 앞에 있언 반 더 벤에게 패스했다. 볼을 이어받은 반 더 벤은 가볍게 골망을 갈랐다. 이 골은 결승골이 됐고, 토트넘은 수적 열세를 딛고 1-0 승리를 거뒀다.

반 더 벤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볼프스부르크를 떠나 토트넘에 새로 합류한 중앙 수비수다. 이적료는 여러 옵션을 포함해 5,000만 유로(약 724억 원)를 기록했다. 193cm의 큰 키에도 빠른 발을 가졌으며, 빌드업에 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반 더 벤은 합류와 동시에 토트넘 주전을 꿰찼다. 공식 데뷔전이었던 1라운드 브렌트포드전에선 2골을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파트너인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토트넘 후방을 안정적으로 지켰다. 특히 7라운드 리버풀전에서 상대 공격수이자 에이스인 모하메드 살라를 꽁꽁 묶었다. 그간 토트넘은 에릭 다이어와 다빈손 산체스 등 후방에서 자주 불안함을 노출하는 중앙 수비수들 때문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반 더 벤이 성공적으로 적응을 마치며 수비 불안에 대한 걱정을 한 시름 덜게 됐다.

경기 후 반 더 벤은 흥미롭게도 주장 손흥민을 언급했다.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손흥민은 경기 전 반 더 벤에게 이날 경기에서 득점할 것이라 예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 더 벤은 그저 웃어넘겼다. 그런데 결승 골을 넣은 것이다. 손흥민의 예인이 적중했다.

또한 손흥민은 경기 후 주장다운 리더십도 잊지 않았다. 원정 팬들 앞에서 이날 경기의 주인공 반 더 벤을 치켜세웠다. 지난 5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에서 극적인 동점 골을 넣었던 히샤를리송의 상황과 유사하다. 당시 손흥민은 경기 후 원정 팬들 앞에서 히샤를리송을 치켜세웠다. 히샤를리송은 셰필드전 전까지 리그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처럼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을 중심으로 이번 시즌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올여름 새로 지휘봉을 잡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손흥민을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했다. 전임 주장이었던 위고 요리스의 이적이 유력했고, 요리스 대신 주장 완장을 착용하기도 했던 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주장 손흥민 효과는 곧바로 드러났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 득점 대신 팀플레이가 잘 돌아갈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줬다. 여기에 더해 4라운드 번리전에서 시즌 첫 골을 해트트릭으로 완성했다. 이어서 6라운드 아스날 원정에서 멀티 골을 폭발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고, 7라운드에선 리버풀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 덕분에 무려 6년 만에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9월 한 달 동안 맹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가 유력한 상황이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9월 이달의 선수 후보를 공개했다.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는 매달 최고의 활약을 펼친 프리미어리그 팀 소속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손흥민을 포함해 훌리안 알바레즈, 모하메드 살라, 제로드 보웬, 키어런 트리피어, 올리 왓킨스, 페드로 네투가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9월에 열린 4경기에서 6골을 몰아넣은 손흥민의 공격 포인트 개수가 가장 많다. 또한 후보들의 소속팀 중 토트넘은 유일하게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자연스레 수상이 유력하다.

한편 토트넘은 지난 시즌과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 전임 감독은 토트넘을 추락시켰다. 덕분에 토트넘은 지난 시즌 8위에 머물렀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은 커녕, 유럽축구연맹 유로파컨퍼런스리그(UECL) 티켓마저 손에 넣지 못했다.

지난 시즌을 만회하기 위해 매디슨과 비카리오, 반 더 벤 등 알짜배기 신입생들을 줄줄이 영입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대를 맞이하며 새로운 시즌에 들어섰다. 부임 당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큰 우려를 낳았다. 스코티쉬 프리미어십 우승 등 다양한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빅리그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이자, 프리미어리그 역대 득점 2위를 기록중인 케인이 뮌헨으로 떠났음에도 그 공백을 확실하게 메우고 있다.

결국 루턴 타운전 승리를 포함해 리그 8경기에서 6승 2무를 거둔 토트넘은 1경기를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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