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결산] ④ "그동안 행복했습니다"…베테랑들의 '라스트 댄스'

최송아 2023. 10. 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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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최인정·육상 김국영·수영 김서영 등 마지막 대회서 '투혼의 메달'
금메달리스트의 자기 칭찬 (항저우=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4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를 딴 최인정이 시상대에 오르며 스스로를 칭찬하고 있다. 2023.9.24 nowwego@yna.co.kr

(항저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8일까지 16일간의 열전을 치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이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거나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결심한 베테랑들의 '마지막 불꽃'이 현장 곳곳에서 화려하게 타올랐다.

금메달 6개를 쓸어 담아 어김없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펜싱에서는 10년 넘게 국가대표 생활을 해 온 두 간판급 선수가 '라스트 댄스'를 금메달로 장식했다.

여자 에페의 최인정(33·계룡시청), 남자 플뢰레의 허준(35·광주시청)이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와 작별했다.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최인정은 개인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인 후배 송세라(부산광역시청)를 결승에서 꺾고 우승한 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동료들과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합작, 2관왕에 오른 그는 "제가 못 다이룬 올림픽 금메달을 동료들이 내년 파리에서 따 주리라 믿는다"며 미소로 작별했다.

금메달이다! (항저우=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7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 결승 중국과의 경기에서 허준이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환호하고 있다. 2023.9.27 pdj6635@yna.co.kr

허준은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한국의 2연패를 후배들과 함께 일구고 국가대표 은퇴를 알렸다.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입상자를 내지 못했던 남자 플뢰레 대표팀은 중국과의 단체전 결승에서 중반 5점 열세를 만회하며 역전의 발판을 놓은 맏형 허준의 활약 속에 2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메달 레이스 첫날인 지난달 24일 근대5종 남자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탠 정진화(34·LH)에게도 이번 대회가 국가대표 은퇴 무대였다.

정진화 '엄지척' (항저우=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근대5종 국가대표 정진화가 22일 중국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남자 준결승에서 레이저런(육상+사격) 경기를 마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다. 2023.9.22 jieunlee@yna.co.kr

한국 근대5종의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자(2017년)이자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 개인전 4위에 오르며 '황금 세대'의 시작을 알린 그는 후배들의 '버팀목'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개회식 기수로 나섰던 여자 수영의 간판스타 김서영(29·경북도청)은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4개의 메달(은1·동3)을 가져갔고, 사이클의 간판 나아름(33·삼양사)은 은메달과 동메달 하나씩을 챙겼다.

육상 대표팀의 베테랑 김국영(32·광주광역시청)은 마지막이 된 자신의 4번째 아시안게임에서 첫 메달을 거머쥐었다.

남자 400m 계주, 동메달 획득 (항저우=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김국영(왼쪽부터), 이정태, 고승환, 이재성이 태극기를 펼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0.3 jieunlee@yna.co.kr

20대 후배들과 함께한 남자 400m 계주에서 38초74의 한국 타이기록과 함께 값진 동메달을 수확한 그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우즈베키스탄 전통 무술인 쿠라시에서 한국에 사상 첫 은메달을 안긴 김민규(41)는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안게임이 사실상 마지막이 됐다.

유도 선수로 은퇴한 뒤 체육관을 운영하며 비슷한 종목인 쿠라시로 아시안게임을 준비해 출전한 그는 앞으로는 지도자의 길에 더 중점을 두며 아시안게임 등 큰 대회에 출전할 선수를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자 농구 대표팀의 동메달 획득에 앞장선 에이스 김단비(33·우리은행), 복싱 남자 92㎏급에서 동메달을 딴 정재민(35·남원시청) 등도 '마지막'을 선언한 선수들이다.

아직 20대이지만 10년 넘게 대표 생활을 해 온 다이빙의 김영남(27·제주도청)은 남자 싱크로 10m 플랫폼에서 이재경(24·광주광역시체육회)과 은메달을 따낸 뒤 은퇴를 고려하고 있음을 밝혀 그 역시 이번이 마지막 대회가 될 공산이 크다.

아쉬워하는 류한수 (항저우=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7kg급 8강에서 한국 류한수가 이란 다니알 소라비에게 기술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3.10.4 nowwego@yna.co.kr

한국 레슬링의 '쌍두마차'로 존재감을 떨쳐 온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 류한수(35)와 77㎏급 김현우(34·이상 삼성생명)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8강 탈락과 동메달 결정전 패배로 '노메달'의 아쉬움을 곱씹었다.

둘은 당초 지난해 예정됐던 아시안게임에서 마지막 금메달을 따내 예비 아내에게 걸어주겠다며 결혼식 날짜를 나란히 지난해 연말로 잡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고, 1년 연기도 견뎌내며 준비했으나 메달 꿈을 이루지 못했다.

우슈의 서희주(29·전남우슈협회)도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치른 선수다.

당초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마지막으로 여겼으나 경기 직전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서 5년을 더 기다려야 했던 그는 이번 대회 투로 여자 검술·창술에서 동메달리스트와 0.003점 차로 입상은 놓쳤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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