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외모 놀리려 이런 표현…비하 남발하는 관찰 예능 자막

변휘 기자 2023. 10.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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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관찰 예능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지만,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차별적·비하적 표현이나 신조어·외래어가 남발되는 등 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끄" "머쓱" "엄마 기특"(미우새), "괜히 쑥스"(신랑수업) 등의 자막에 대해 방심위는 "용언의 어간이나 어간의 일부만을 사용한 것으로, 최근 예능 프로그램 자막에서 아주 흔하게 발견되는 오류"라며 "출연자의 생각이나 감정을 추측해 넣은 자막은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출연자에게도 실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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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관찰예능 방송언어 실태 조사'
살림남·미우새·신랑수업 조사…문제 표현 88%는 '자막'

연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관찰 예능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지만,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차별적·비하적 표현이나 신조어·외래어가 남발되는 등 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제 언어의 90% 가까이는 출연자가 아닌 자막에서 발견, 제작진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따르면, 방송심의기획팀이 지난달 발간한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언어 사용 실태 조사' 보고서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방심위의 이번 조사 대상 프로그램은 남성 출연자가 중심인 관찰예능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살림남), SBS '미운우리새끼'(미우새),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신랑수업)이었다. 방심위는 "조사 대상 프로그램들이 출연자의 성별을 한정하는 만큼, 편견을 고착하거나 차별적인 표현이 사용되지 않는지 살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해당 프로그램들에서는 자막 표현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모를 비하하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등 방송 품위를 저해하고, 의도적 표기 오류를 포함한 어문 규정에 어긋나는 표현, 지나친 외국어와 신조어 등으로 소통을 저해할 수 있는 표현이 많았다.

일례로 살림남은 출연자가 하지 않은 말을 제작진이 '방송국 놈들'이라는 자막으로 표현하거나, '오염수 꺼져요!^^'라는 자막으로 출연자의 외모를 비하했다. 또 출연자가 후배로부터 조언을 부탁받자 제작진이 '수학 9등급 이런 제가 조... 조언이요?'라는 자막을 썼는데, 방심위는 "공부 관련 조언 요청도 아니었고 그저 당황한 모습일 뿐인데, 이를 성적과 연관지어 출연자를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다.

살림남에서는 또 어린아이의 부정확한 발음을 '합부지(?)' 또는 '케이꾸(?)' 등으로 적거나, 미우새에서는 '엄마니께!', 신랑수업에서는 '(나 잘하쥬?)' 등 방언 역시 출연자의 발음을 그대로 받아 적은 자막이 속출했다. 방심위는 "부득이한 상황이 아님에도 출연자의 어린 나이나 출신 지역이 두드러지도록 자막을 쓰는 것은 출연자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표준어와 어긋나는 표현도 많았다. 특히 "부끄" "머쓱" "엄마 기특"(미우새), "괜히 쑥스"(신랑수업) 등의 자막에 대해 방심위는 "용언의 어간이나 어간의 일부만을 사용한 것으로, 최근 예능 프로그램 자막에서 아주 흔하게 발견되는 오류"라며 "출연자의 생각이나 감정을 추측해 넣은 자막은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출연자에게도 실례"라고 꼬집었다.

이밖에 "사진이고 나발이고 RUN"(신랑수업)처럼 한국어와 영어를 무분별하게 섞어쓰거나, "아무도 못 믿는 막.뽀"(미우새) 등 줄임말, "AZ스킨향"(살림남)과 같은 부자연스러운 표현도 여럿 눈에 띄었다. 막뽀는 가장 최근에 뽀뽀를 한 게 언제냐는 대화를 하면서 사용된 자막이고, AZ스킨향은 'MZ세대'와 대비되는 비교적 중장년층 남성을 일컫는 말로 보인다.

반면 방심위는 '런(RUN) 실제 공연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해 보는 리허설'(미우새), '번지 피트니스 몸을 당기는 코드의 탄성을 이용 신체 밸런스와 코어 강화에 탁월(신랑수업) 등 방송을 이용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긍정적 자막의 사례도 소개했다.

방심위가 프로그램별 문제 있는 방송언어를 집계한 결과 △살림남은 80분간 96건 △미우새는 120분간 87건 △신랑수업은 90분간 125건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특히 문제가 된 방송언어의 형태를 따져본 결과, 전체의 88%(271건)가 자막에서 나타난 반면 출연자의 발언은 8건(2.6%)에 그쳤다. 방심위는 "출연자보다 제작진이 주의를 더 많이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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