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연습생 때부터 배우 꿈"..'힙하게' 수호가 밝힌 #한예종출신 #엑소의미래[★FULL인터뷰]
"SM 연습생활을 하면서 가수에 대한 꿈도 있었지만 사실 배우에 대한 꿈도 같이 갖고 있었어요. 가수를 초반에 할 때도 배우 오디션을 다녔는데 가수와 배우로 같이 달렸던 거죠. 앞으로도 엑소와 배우로 계속 가고 싶어요. 한예종 09, 10학번이 저와 같이 학교를 다녔는데, 변요한 형을 포함한 동문들과 친한 이유는 저를 '엑소 수호'로만 보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룹 엑소의 수호가 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극본 이남규, 연출 김석윤)를 통해 '배우 수호'로서의 존재감을 대중에 단단하게 각인시켰다. 사실 수호를 아이돌 가수로만 알던 이가 많았을 텐데, 수호는 2012년 엑소로 데뷔한 후 불과 2년 뒤인 2014년 KBS 2TV 드라마 '총리와 나'에 카메오 출연하며 매체 연기에 일찍 도전했다.
이후 수호는 드라마 '세가지색 판타지 - 우주의 별이', '리치맨', 영화 '글로리데이', '여중생A', '선물', 뮤지컬 '스쿨오즈', '더 라스트 키스', '웃는 남자', '모차르트!' 등 TV와 스크린, 공연계 모두를 넘나들며 적극적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수호가 배우로 데뷔한 지도 벌써 10년째가 됐는데, 그만큼 그가 연기를 대하는 마음은 대중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진심'이다. '힙하게' 속 '선량한 시민' 수호를 잠깐이라도 의심했다면 그가 설계한 트릭 연기에 잘 걸려든 거다.
'힙하게'는 범죄 없는 청정 농촌 마을 무진에서 우연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 성실한 오지라퍼 수의사 봉예분(한지민 분)와 서울 광수대 복귀를 위해 그녀의 능력이 필요한 욕망덩어리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민기 분)가 펼치는 코믹 수사 활극. 9.6%의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고 지난 1일 종영했다.
수호는 극중 미스터리한 편의점 알바생 김선우 역을 연기했다. 선우는 어느날 청정 농촌 마을 무진에 등장해 꽃미남 외모로 봉예분의 마음을 사로잡지만, 어딘가 묘하면서 싸한 분위기로 마을 연쇄살인범의 진범을 의심 받았다. 수호는 선우의 선악이 공존하는 얼굴로 극에 긴장감을 주다가 연쇄살인 진범인 무당 박종배(박혁권 분)에게 살해 당함으로써 뒤늦게 '선량한 시민'임이 밝혀졌다.
-'힙하게' 종영 소감은?
▶저번 주 일요일에 방송이 끝났는데 스태프들, 감독님과 회식도 하면서 드라마 마무리를 잘한 것 같다. 저는 선우 역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스태프들, 감독님이 고생해 주셔서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힙하게'가 저에겐 소집해제를 하고서 첫 번째 매체 연기 작품이었기 때문에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는데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 무사히 잘 마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고 평생 기억에 남을 필모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매체 인터뷰 자체가 7년 만에 처음이라 어색하다.(웃음)
-종영 소감 중 '부담도 됐고 걱정도 됐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에서 걱정이 있었을까.
▶복무 기간 동안 배우로서, 가수로서 준비를 계속 해왔다. 오래 쉬어서 그만큼 욕심도 났다. 입대하기 전에 했던 '선물'이란 단편영화 말고는 드라마로는 4년이 됐다. 욕심이 많이 컸던 것 같고 그 욕심 때문에 제가 좀 더 오버하거나 스스로의 기대에 못 미칠까봐 불안감도 있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게 오랜만이어서 그것만으로 부담이 됐다.
-'힙하게'를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라고도 했는데 어떤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하나.
▶일단 김석윤 감독님에 대해 이전부터 좋은 얘길 많이 들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유재석 선배님이 말한 미담도 TV로 봤다. 제가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가수 선배님을 포함해서 배우 선배님들이 '감독님이 너무 좋은 분'이라며 많이 부러워했다. 실제로 만나 뵈니 감독님께서 정말 잘 챙겨주셨고 저에겐 은인 같았다. 감독님이 저를 알아봐 주시고 캐스팅해 주신 것이 감사했고, 저에 대해 많이 믿어주셔서 배우로서 힘이 됐다. 감독님이 처음엔 '잘생겨서 캐스팅 한 거야'라고 하셨는데 나중엔 '네가 모범생 이미지이지만 매체에서는 순간적으로 정색했을 때 서늘한 모습을 본 것 같다'라고 하셨다.
-김석윤 감독과의 만남을 누가 제일 부러워했나.
▶김석윤 감독님과 (JTBC 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를) 작업한 보아 선배님이 '나도 또 하고 싶은 감독님이고 너무 부럽다'라고 얘기해 주셨다. 헬스장에서 비 형, 정지훈 선배님께서 제가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뮤직뱅크' 때부터 나랑 잘 알던 감독님인데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네가 같이 한다니 내가 다 좋다'라고 말해주셨다.
-선우가 등장부터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연쇄살인범이라고 의심을 많이 받았다. 처음부터 선우가 범인인 것으로 알고 연기했는지.
▶한지민 선배님의 기사처럼 선배님만 범인의 정체를 알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제가 출연하기로 하고 리딩할 때까지는 선우가 범인인지 아닌지 몰랐고, 감독님은 '너도 모든 신에서 의문스럽게 보이도록 준비해 와'라고 하셨다. 초반에 회식이 끝나고서도 서로 범인이 누군지 추측했는데, 제 첫 촬영 때 감독님에게 '저도 범인이 누군지 알아야 정확하게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물어서 범인이 누군지 들었다. 감독님은 박혁권 선배님과 한지민 선배님 등 몇 명에겐 범인이 누군지 얘기해 주셨다. 선우는 시청자들과 밀당해야 했던 역할이었기 때문에 디테일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박혁권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아이 콘택트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대본에는 '범인 모드', '일반 모드'라고 써놓고 연기하기도 했다.(웃음) 어느 날엔 제가 '범인 신'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감독님이 저를 불러서 정정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그때 이후론 장면마다 감독님과 상의를 한 후에 연기했다. 저는 이 역할을 위해 역할로 이입해 MBTI 검사도 해봤다. '문명특급'에서도 말했지만 선우는 ISFJ였다.
-원래부터 준비를 많이 하는 스타일인가.
▶원래부터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선우가 사실 '선량한 시민'이었는데 '연쇄살인범'인 것처럼 보이게 연기했단 점에서 '마피아 게임'도 생각났다. 실제로 마피아 게임을 잘하는 편이기도 한가.
▶(엑소) 멤버들과도 마피아 게임을 많이 했는데 저는 게임을 목숨 걸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멤버들은 열정적으로 했고 저는 게임을 잘하진 않았다. 연기를 떠나서 제가 하는 일에 있어서는 열정적이고 뭐든지 걸고 하려고 하는 스타일이어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 방송을 다 찍고서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는데, 촬영할 때보다 그때 더 마피아 게임을 하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범인이 누군지 물어보면 저는 '말할 수 없다'라고 하기도 하고 '내가 맞아'라고도 했다. 방송을 본 지인들에게 마피아 게임을 하듯이 했던 것 같다. 누구한텐 '예분이가 범인'이라고도 했다.(웃음)
-지인 중에선 누가 진범을 제일 궁금해했나.
▶(임)윤아 씨가 집요하게 물어봤는데, 저랑 한지민 선배와 친해서 둘에게 다 연락을 했더라. 자꾸 물어봐서 (진범을) 얘길 해줘야하나 싶었다. 지민이 누나는 범인이 저인 것처럼 얘기했다고 하더라.(웃음)
-선우가 죽음을 맞이한 신은 어떻게 촬영했나.
▶16부까지 다 못 나온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감독님께선 '배우로선 이게 더 여운이 있을 거다'라고 해주셨다. 저도 마지막까지 선우가 죽는 줄은 모르고 범인이 아니란 것만 알았다. 민기 형과 수사를 하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웃음) 옛날부터 누아르 장르, 액션신에 욕심이 있었는데 엄청나게 와이어를 쓴 액션은 아니었지만 막싸움을 보여줬다. 피 분장도 하면서 누아르를 간접경험한 것 같았다.
-선우가 죽은 후 예분과 장열의 러브라인이 바로 그려져서 서운하진 않았나.
▶지민 선배님이 버스정류장에서 머리를 넘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거 나한테만 했던 건데'라면서 서운하긴 했다.(웃음) 그래도 예분이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서 좋았다.
-김석윤 감독이 JTBC 드라마 '힙하게', '나의 해방일지', '로스쿨', '눈이 부시게' 등을 연출하기 전에는 KBS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 '캠퍼스 영상가요', '윤도현의 러브레터', '해피투게더', '공포의 쿵쿵따' 시즌 1, '개그콘서트' 등 예능 프로그램도 많이 연출했다. 김석윤 감독과 작업해보니 어땠나.
▶감독님의 '눈이 부시게', '나의 해방일지'를 잘봤다. 특히 '나의 해방일지'는 제 인생작이어서 '힙하게' 대본이 들어왔을 때 바로 하겠다고 했다. 김석윤 감독님은 사실인지 허구인지 그 경계선을 애매하게 잘 타는 작품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우리 드라마도 주변에 진짜 무진시가 있을 것 같이 보였다. 화면에는 실제 같지만 서사적으로는 허구여서 그 괴리감이 시청자의 마음을 멜랑꼴리하게 만드는 것 같고 그래서 빠져드는 것 같다. 저는 감독님과 되게 깊게 얘기했는데, 일상대사도 왜 이렇게 하는지 등에 대해 얘기하면서 저도 좋은 과몰입을 할 수 있었다.
-한지민 배우가 김석윤 감독과 '눈이 부시게'를 함께한 적이 있는데, 한지민 배우를 통해 김석윤 감독과 소통이 더 활발할 수 있었는지.
▶지민 선배님이 감독님의 반응을 보고 '엄청 잘했다고 해주신 거야' 등 귀띔을 많이 해주셨다. 작품에서 덕희(조민국 분)가 장열에게 충청도 말을 해석해 주듯이 지민 누나가 감독님의 말을 나에게 많이 해석해 주셨다. 지민 선배님은 제 10대 때부터 봐온 선배님이지만 10년 동안 알았던 것처럼 친근한 누나였고 먼저 많이 다가와 주셨다. 저도 또래들, 어린 친구들과 작품을 많이 했는데 특히 여자 선배님은 지민 선배님이 처음이었다. 방송에서 봤던 것보다 더 소탈하고 편하게 해주셨다.
-이민기, 박혁권 배우는 어떤 선배였나.
▶박혁권 선배님은 이번에 처음 봤는데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길태미 역할을 했을 때 변요한 형과 친해서 변요한 형이 '배울 게 많은 형'이라고 나에게 많이 얘기해줬다. 박혁권 선배님은 제가 먼저 다가가려고 했는데, 선배님이 나이가 많으신데도 저를 많이 존중해 주시더라. 지금도 존댓말을 섞어서 반존대로 해주신다. 저한테 어떻게 연기하는 게 더 편한지 물어봐 주셨고 선배님이 분위기메이커도 자처하셨다. 재미있는 농담도 애드리브도 많이 해주셨다.
이민기 선배님은 저랑 끝까지 붙는 신이 많았는데 대립되는 역할이라서 제가 사실 살갑게 먼저 다가가진 않았다. (극중) 눈으로 욕을 주고 받고 서로 의심해야 하는데 제가 형들에게 스킨십 하는 걸 좋아해서 너무 친해지면 함부로 못할 것 같았다. 이민기 선배님도 제가 10대 때 'X맨'에 출연한 기억이 셌다. '냉미남 스타' 같은 느낌이 있어서 제가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이민기 선배님께서 먼저 말 걸어주시고 호감을 가진 것처럼 많이 얘기해 주셨다. 어쩌다 보니 너무 친해졌고 선배님이 밤에도 연락해서 보자고 하더라. 제가 와인 좋아하는 걸 알아서 '와인 한 잔 하자'고 연락 해주셔서 둘이서 얘기도 많이 했다. 그때 형에게 제가 '처음엔 형이랑 친해질 생각이 없었다'고도 말했다.(웃음) 이제 형은 손꼽히는 제 옆사람이 됐고 연락도 자주하게 됐다.
-'힙하게'에선 초능력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만약 자신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초능력을 갖고 싶나.
▶공간이동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 '공간이동 능력'은 카이가 갖고 있는데.(웃음) 제가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고 시간을 아끼는 편인데 이동 수단 안에서 뭘 많이 하는 편이다. 그 시간에 온전히 집중해서 하고 싶다.
-'힙하게'를 통해 연기 욕심이 어느 정도 채워졌을까.
▶저는 너무 좋은 것 같다. 어쨌든 소집해제를 하고 나서 이번 작품을 통해 저의 연기를 처음 본 분이 많을 거다. 배우로서 인정을 받고 싶다라기 보다는 '수호가 연기도 하는구나'로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힙하게'를 통해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받게 됐다. 제가 엑소인지도 모르고 드라마를 봐주신 분들도 있어서 저에겐 만족스러웠다.
-알고 보면 한예종 연기과 출신으로 일찍이 배우를 준비했다.
▶SM 연습생활을 하면서 가수에 대한 꿈도 있었지만 사실 배우에 대한 꿈도 같이 갖고 있었다. 제가 처음 회사에 들어와서 시작할 때도 슈퍼주니어 선배님이 가수와 배우, 예능을 같이 하고 있었다. SM에서도 '엔터테이너를 만드는 회사'라면서 저에게 배우를 같이 하면 좋겠다고 했고, 저는 연기 수업도 받고 노래, 춤 수업도 받으면서 연습생 생활을 했다. 제가 고3 때 부상으로 춤을 못 추게 됐고 그 시기에 동기였던 샤이니가 데뷔를 하게 됐는데, 이왕 대입 준비를 하는 거 좋은 대학에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연기를 더 배울 수 있는 연기과로 진학하고 싶었고 한예종에 지원했다. 가수를 초반에 할 때도 배우 오디션을 다녔는데 가수와 배우로 같이 달렸던 거다. 저는 꾸준히 연기를 해왔고 공연 연기도 하고 싶어서 뮤지컬도 했던 거다. 앞으로도 엑소와 배우로 계속 가고 싶다. 한예종 09, 10학번이 저와 같이 학교를 다녔는데, 변요한 형을 포함한 동문들과 친한 이유는 저를 '엑소 수호'로만 보지 않기 때문이다.
-모범생 이미지를 갖고 있다. 누아르를 하고 싶다고도 했는데 어떻게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나.
▶사실 그 생각을 되게 많이 했다. 실제로 저도 '엄친아'고 모범생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거겠다.(웃음) 그걸 벗어나고 싶은 생각을 안 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엑소 '중독' 때 탈색도 해보고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군복무 기간에 했던 생각은 '오히려 좋아'인 것 같다. 그런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제가 싸한 연기를 해도 사람들이 놀라고 솔로 앨범으로 록, 펑크를 하면 사람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고 놀란다. 누아르를 제가 잘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또 놀랄 것 같다.
-엑소 리더로서는 어떻게 활동하려고 하나. 팀의 향후 활동 계획은?
▶엑소가 다인(多人) 그룹이니까 천방지축 20대에 멤버들을 리드한 리더였다. 많은 분들께서 제가 리드하는 모습을 보고 저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초반엔 리더인 게 싫기도 했는데 지금은 '리더'란 타이틀 때문에 멤버들이 저를 잘 따라주는 게 좋다. 리더란 호칭에 무시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는 것 같아서 저는 만족한다. 멤버들과는 사이좋게 앞으로도 계속 엑소 활동을 할 예정이다. 막내라인도 앞으로 군대를 가고 전역한 친구들도 자기만의 꿈이 있을 텐데, 존중을 하되 엑소라는 팀은 계속 오래오래 활동하자는 게 제 의견이다. 저희 멤버들과는 어제도 만나서 내년 다음 앨범 계획을 말했다. 보통 제가 모이자고 하는데, 어제는 세훈이가 모이자고 해서 모였다.(웃음)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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