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 "욕심 많았던 20대…이제 어떤 배우 될지 고민이죠"(종합) [BIFF]

고승아 기자 2023. 10.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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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효주가 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무빙'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한효주가 20여년의 연기 인생 되돌아봤다.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욕심을 드러내며 여전한 열정을 불태웠다.

한효주는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를 진행하고 관객들과 만나 배우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그들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향후 계획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1년 신설됐다.

이날 한효주는 "부산국제영화제를 20대 때부터 오면서 부산의 열기와 끝나지 않는 밤을 잠시 잊고 있었는데 다시 떠올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라며 "영화의전당 처음 지어졌을 때가 생각난다, '오직 그대만'(2011)이 개막작이었는데 그게 얼마나 영광이었는지, 큰 스크린으로 봐주시는 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남는다"라고 회상했다.

배우 한효주가 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해 포즈룰 취하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무빙' 이어 '독전2'로…새로운 캐릭터 도전기

한효주는 지난 8월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무빙'에서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을 둔 초능력자 엄마 이미현으로 분해 호평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이어 오는 11월17일 공개될 넷플릭스 영화 '독전2'에서 '큰칼' 역을 맡아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한효주는 "'무빙'을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가 33~34세이었는데, 제가 하기에 너무 어리지 않나 생각했다"라면서도 "전 입어 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 더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어렵지만 무언가를 해냈을 때 더 큰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평가 받는 것에 대해선 매 작품 두려워서 오랜만에 '무빙'이 나올 때도 그렇고 공개되기 전에 떨려서 못 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무빙'이 공개되기 전에는 떨려서, 잠도 못 자고 몸도 아프더라, 생각보다 제가 예민하더라"며 "힘들었는데 다행히 공개가 되고 보시는 분들이 너무 재밌다고, 잘 봤다고 어딜 가나 인사해주고 하니까 오랜만에 좋은 평을 받는 게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욕만 안 먹자고 생각했는데 감사해서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독전2'에 대해선 "'독전2'는 지금까지 제가 연기하면서 한 번도 입어 보지 않은 옷이었다, 옷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이었다"라며 "큰칼이라는 캐릭터가 원래 남자 캐릭터인데 저를 캐스팅하고 싶으셔서 여자로 바꾼 캐릭터다, 이렇게까지 제안을 주셨는데 제가 선택하기까지 큰 부담이었고 너무 큰 역할인 것 같아서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제가 가지고 있지 않던 모습이었다"라며 "저한테는 연기를 할 때 제가 가지고 있는 면을 꺼내서 거기서부터 발전을 시켜서, 지금까지 그렇게 쭉 해왔다"라며 "어느 정도 있는 부분들이 있었고, 그런데 큰 칼은 아니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만드는 건 배우 인생에서 처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예 없는 부분이다 보니까 캐릭터를 만들 때 오히려 더 재밌는 부분도 있었다"라며 "그냥 제가 만드는 것이더라.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서 완전 캐릭터가 달라질 상황이었고, 감독님한테 어떤 걸 원하는지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배우 한효주가 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한효주의 '뷰티 인사이드'

탄탄한 필모그라피를 구축해온 한효주는 드라마 '찬란한 유산' '동이' W' '해피니스' 등과 영화 '감시자들' '뷰티 인사이드' '헤어화' '해적: 도깨비 깃발'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왔다.

특히 '뷰티 인사이드'에 대해 한효주는 "제 필모그라피 중에서도 꽤 소중한 작품이다"라며 "가장 빛날 나이에, 너무 예쁘게 담긴 작품이라 저도 참 아끼고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이야기 자체가 판타지라 판타지를 믿게 해야 하는 건데, 저도 이 영화 촬영들어가기 전에 준비를 하면서 이 판타지적인 이야기에 그렇게까지 푹 깊이 빠질 거라 생각 못했다"라며 "저도 말도 안 되게 푹 빠져서 홍이수가 됐는데 그런 경험을 해봐서 좋았다, 그땐 힘들었지만 배우로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선물 같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사실 사람들이 저한테 보고 싶어하는 모습은 '뷰티 인사이드' 홍이수 아닐까, 그런데 배우의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서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서운해 하실까 하더라"며 "한 번은 내가 어렸을 때 좋아하던 한효주는 어디 가고, 왜 벌써 고3 엄마를 하고 기미 분장을 하고 나오냐며 남자분들이 굉장히 서운해 하시더라, 근데 이제 큰칼이 나오니까 더 서운해 하시겠지"라며 장난스럽게 고민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할리우드 진출작인 '트레드스톤'에 대해서도 특별한 애착을 드러냈다. 한효주는 2019년 본 시리즈의 스핀오프작이자 미국 드라마 '트레드스톤'에서 박소윤 역을 맡아 할리우드에 진출한 바 있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트레드스톤'은 개인적으로 그 작품이 저를 살렸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없었다면) 어려울 때 터널에서 나오는데 더 시간이 오래 걸렸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든다"라며 "전 그 작품이 그 시기에 저를 살려준 은인이다, 그래서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고, 그 시간에서 당장 빛을 발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이게 그래서 그 사람을, 그 작품을 만났구나' 하는 순간이 온다. 다 있는 것 같다"고 진솔하게 털어놨다.

배우 한효주가 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유명해지는 모습, 괴리감 생기지만…연기가 좋아요."

한효주는 이날 연기와 배우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연기를 하는 건 좋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겁고 재밌다, 그건 제가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지치지 않고 오랜 시간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 같고, 참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대중 앞에 서는 일은 여전히 힘들고 내가 상상했던 삶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신기한 게 똑같이 배우 일을 하는데 점점 더 유명해지지 않나, 아직도 신기하다"라며 "저를 보고 '팬이다'라고 하면 '왜 좋아하지' 생각이 들고,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점점 더 괴리감이 생기는 거 같고 감사하면서도 불편하고 힘든 순간이 많다"고 고백했다.

한효주는 최근 변화하고 있다며 "사람을 연기해야 해서 사람들을 많이 알아야 하는데 계속 그 안에서만 있으면 제가 작아지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제가 요즘에 더 사람들을 만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사람으로선 더 평범해지는 것 같다, 솔직하게 제 얘기를 하고, 어렸을 때보다 더 평범하게"라며 "사람으로서 한효주는 솔직하고 평범해지는 느낌이다"고 덧붙였다.

2003년 '미스 빙그레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그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전했다. 그는 "20대는 모든 장르에서 해내고 싶어하는, 욕심 많은 나이였다"라며 "늘 끊임없이 도전을 했었고, 다행인 건 제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를 만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은 사실 그 욕심은 없어진 것 같고,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할지 요즘 들어 고민을 많이 한다"라며 "이제는 좀 더 사람 냄새나는 솔직한 그런 보시는 분들이 제가 울 때 같이 울고, 제가 코미디 연기하면 웃어주시고 그게 제 욕심이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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