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마지막길 배웅한 마리안느 간호사 "평안히 떠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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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와 함께 소록도의 한센인들을 돌보는 데 삶을 바친 마리안느 스퇴거(89) 간호사가 '단짝'의 안식을 바라면서도 급작스러운 운명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리안느 간호사는 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티롤주(州) 인스부르크의 회팅 교구 성당에서 거행된 마가렛 간호사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후 연합뉴스와 만나 "너무 갑자기 (마가렛이) 떠나서 뭐라고 말을 못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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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부르크=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상을 떠난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와 함께 소록도의 한센인들을 돌보는 데 삶을 바친 마리안느 스퇴거(89) 간호사가 '단짝'의 안식을 바라면서도 급작스러운 운명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리안느 간호사는 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티롤주(州) 인스부르크의 회팅 교구 성당에서 거행된 마가렛 간호사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후 연합뉴스와 만나 "너무 갑자기 (마가렛이) 떠나서 뭐라고 말을 못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성당 맨 앞줄에 앉아 마가렛 간호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마리안느 간호사는 먼저 떠나는 동료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미안합니다. 갑자기 이렇게 돼서 그렇습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마가렛 간호사가 평안히 떠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냐는 질문에는 "네. 분명히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라고 답했다.
마가렛 간호사는 대퇴골 골절로 수술을 받던 중 지난달 29일 88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경증 치매를 앓으며 요양원 생활을 했지만 다리 수술 중 운명할 수 있다는 예상은 유족들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장례 미사를 찾아온 사단법인 '마리안느와 마가렛' 임직원 등 한국인들과는 손을 잡아주면서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무사히 가십시오"라고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보도용 사진 촬영은 거듭 사양했다. 두 간호사는 헌신적인 그들의 삶이 드러나는 것을 피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 수술을 받고 완치한 것으로 알려진 마리안느 간호사는 건강을 묻자 "괜찮습니다. 천식이 있어서 좀 불편하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장례 미사에 참석한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대사는 마리안느 간호사에게 "슬픔을 극복하시고 오래도록 건강하시기를 기원한다"면서 직접 준비한 김치를 선물로 건넸다.
함 대사는 안부를 전하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편지도 함께 전달했다.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는 20대였던 1960년대 전남 고흥 소록도를 찾아 한센인들을 보살피며 40년 세월을 보냈다.
둘은 70세를 넘긴 2005년 11월 오스트리아로 함께 귀국했다. 나이가 들어 환자들을 돌보기 어려워지자 "섬사람들에게 부담 주기 싫다"며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조용히 소록도를 떠났다.
마리안느 간호사는 암 투병 생활을 했고, 마가렛 간호사는 경증 치매를 앓으며 요양원에서 지냈다.
우리 정부는 마가렛과 마리안느 등 두 간호사에게 국민포장(1972), 대통령 표창(1983), 국민훈장 모란장(1996) 등을 수여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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