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고금리·강달러 부담 지속… 삼성전자 실적이 분위기 바꿀까
한국 증시는 지난주(4일~6일)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6일 2408.73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에 밀리며 3거래일 동안 56.34포인트(2.2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역시 24.63포인트(2.93%) 내렸다.
이번 주(10일~13일)도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에 따른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노동부는 9월 고용보고서를 통해 비농업 일자리가 한 달 새 33만6000개 증가했다고 지난 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7만개)의 두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 없이 긴축을 멈추려면 고용 시장이 둔화해야 하는데 여전히 ‘뜨거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고서 발표 후 미국 뉴욕 증시는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했으나, 미국 장·단기 국채금리 모두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도 105선을 지속해서 웃돌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를 떠난 점을 고려할 때 수급 부담이 이어진다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18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211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도 48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물가를 비롯한 연준의 금리 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발표들이 잇따른다. 오는 11일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오고, 이튿날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시장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미국의 9월 근원 CPI가 지난해 동기보다 4.1%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월 근원 CPI 상승률(4.3%)보다 둔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근원 CPI는 연준의 금리 결정에 중요한 지표다.
같은 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된다. 앞서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나타내는 점도표를 통해 올해 한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과 2024년 금리 인하 폭 축소가 드러났던 만큼 FOMC 의사록에도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의견이 다수일 가능성이 크다. 또 연준 위원들의 발언도 오는 13일까지 매일 쏟아질 예정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을 시장에 계속해서 심어줄 필요가 있다”며 “연준 위원들도 과잉 긴축에 따른 부작용은 줄이면서도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발언을 적극적으로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흐름을 고려할 때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세가 주춤해지더라도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 기간에 돌입하면서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대장주 가운데 가장 먼저 삼성전자가 오는 11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반도체 부진 여파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보다 95%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조2000억원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을 토대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 정도를 추정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일단 D램(RAM) 가격은 지난 9월 들어 하락세를 멈춘 것으로 파악됐다. 6개월 만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이 바닥을 인지하는 계기이자, 주가 반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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