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는 이재명·대답 없는 尹...영수회담은 '요원'
[앵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금까지 여덟 번이나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은 '무응답'으로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왜 그런 건지, 또 역대 영수회담은 어땠는지, 조은지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옷깃 영, 소매 수, 우두머리를 뜻하는 '영수'끼리의 회담은 정치권에선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을 일컫는 말로 쓰여 왔습니다.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던 과거 권위주의 시절엔 영수회담이 꽉 막힌 정국을 뚫고 최종 담판을 짓는 무대였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와 만난 것만 일곱 차례.
합의문이 나온 적도 있지만, 만날 때마다 뒤통수를 맞았다는 뜻의 '칠회칠배(七會七背)'란 말까지 생기는 등 감정싸움도 없지 않았습니다.
[이회창 / 당시 한나라당 총재 (지난 2001년) : 저는 실망했습니다. 대통령이 현실에 대한 인식이 지금 제대로 안 돼 있다….]
당·청이 분리된 참여 정부부터는 상징적 의미가 커졌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본인은 행정부 수반이라며 '영수'란 표현에 거부감을 보였습니다.
[노무현 / 전 대통령 (지난 2004년) : 실제로 이 자리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나 우리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빈손 회담이다, 동상이몽이다, 지적 속에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은 눈에 띄게 줄었고, 여야 지도부 회동 등 형식도 '다자 만남'으로 변하는 추세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만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의 5년 전 이 모습이 가장 최근의 영수회담입니다.
[한병도 /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의 건전한 조언과 대화는 바람직하지만, 정상회담을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홍준표 /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2018년) :왜 대통령께서 40분 동안 정상회담 반대하지 말아달라고만 계속 말씀하셨을까?]
민주당은 잊을만하면 두드리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몇 차례 스쳤을 뿐, 취임 후 1년 5개월 동안 이재명 대표와 마주 앉은 적이 없습니다.
민주화 이후의 대통령들은 제1야당 대표와 회동하기까지 길어도 넉 달을 넘기지 않았는데, 윤 대통령이 관행 아닌 관행을 깬 겁니다.
당무와는 거리를 둔다는 게 표면적 이유인데,
尹, 與 지도부 첫 오찬…"통, 여당 수장 아냐
[윤석열 / 대통령 (지난해 6월) : 대통령은 국가의 대통령이지, 무슨 당의 수장도 아니고….]
피의자 신분인 이 대표와 만날 경우, 자칫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유가 큽니다.
민주당의 거듭되는 영수회담 제의는 '범죄 탈색용'이라는 게 용산 인식인 만큼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대좌는 이뤄지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YTN 조은지입니다.
촬영기자 : 김태운 이규
영상편집 :전주영
그래픽 : 김진호
YTN 조은지 (zone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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